9월 말 기준 1295조8천억원…10~11월 합치면 1300조 넘어
3개월 새 38조1700억원↑…부동산 광풍 분 작년 4분기 수준
잇단 정부대책에 2금융권으로 몰려…분기 최대인 11조 증가
3개월 새 38조1700억원↑…부동산 광풍 분 작년 4분기 수준
잇단 정부대책에 2금융권으로 몰려…분기 최대인 11조 증가
국내 가계빚 총액이 9월말 기준으로 1295조원을 넘어섰다. 이번 발표에서 빠진 10~11월 가계 빚 증가분까지 더하면 가계부채는 이미 1300조원을 넘어선 게 확실해 보인다. 정부가 8·25 가계부채 관리방안 등을 잇달아 내놓았지만 빚 증가 속도는 3분기에 되레 가속이 붙은 모양새다. 게다가 은행권을 죄자 제2금융권 가계대출이 사상 최대치인 11조원 폭증하는 등 ‘풍선효과’가 두드러졌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6년 3분기 중 가계신용(잠정)’ 자료를 보면,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295조8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은행이 가계신용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2년 4분기 이래 잔액 기준으로 최대 규모다. 여기에 지난 10일 속보치로 나온 10월 가계대출 증가액 7조5000억원을 더하면 현재 가계신용은 13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된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짊어진 빚의 양을 보여주는 통계치로, 가계가 은행이나 보험·대부업체 등 금융회사에서 빌린 대출금과 결제 전 신용카드 사용액과 할부금융 등 판매신용을 모두 합한 금액을 의미한다.
총액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증가 속도다. 3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2분기 말보다 38조1700억원(3.0%)이나 증가했다. 이는 부동산 광풍으로 인해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4분기(38조2000억원과)와 거의 맞먹는 수준이다. 2분기 증가액보다도 4조3000억원이 더 늘었다.
금융권 별로 보면, 예금은행의 3분기 말 가계대출 잔액은 603조9000억원으로 600억원대를 넘었다. 2분기 말보다 17조2000억원이 불어난 규모다.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은 3분기에 13조4000억원이 증가해 433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비은행권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저축은행·새마을금고·신용협동조합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3분기 말 현재 277조7000억원으로, 2분기 말보다 11조1000억원이 급증했다. 분기 기준 사상 최대의 증가폭이다. 특히 상호금융(4조8000억원), 새마을금고(3조4000억원) 등에서 가계대출이 많이 증가했다. 이상용 한은 경제통계국 금융통계팀장은 “은행권의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이 제2금융권 쪽으로 몰리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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