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대출 금리 급등…7월 연 2.66%서 10월 2.89%

대출심사 강화…미 금리인상 가능성 영향
지난달 가계대출 금리 두 달 연속 오름세

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금리가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냈다.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대책으로 신규 대출 심사가 강화된데다 미국의 12월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반영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 통계 자료를 보면, 10월 예금은행의 신규 가계대출 금리는 3.08%로 전달보다 0.05%포인트 상승했다. 9월 2.95%에서 3.03%로 오른 데 이어 두 달 연속 오름세를 나타낸 것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의 오름세가 두드러졌다. 주담대 금리(신규취급액·가중평균 기준)는 연 2.89%로 9월보다 0.09%포인트 올랐다. 주담대 금리는 올해 들어 지난 7월 2.66%까지 떨어졌다가 8월 2.70%로 반등한 뒤 두 달간 0.19%포인트나 올라 다른 대출상품보다 상승폭이 컸다.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이 계속되고 있는 것은 시장금리 상승에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맞물린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이달 들어 미국 대선 이후 도널드 트럼프 당선자의 재정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장금리가 급등세를 보였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옥죄기가 지속되면서 두 달 연속 대출금리가 상승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10월 말 현재 1300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되는 가계부채의 이자상환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1.41%로 전달에 견줘 0.06%포인트 올랐다. 정기예금 금리 역시 1.39%로 0.06%포인트 올랐다. 지난달 은행의 전체 대출금리(3.29%)는 저축성 수신금리(1.41%)에 견줘 2배 이상 높았지만, 예대금리차는 1.88%포인트로 9월(1.92%포인트)보다 0.04%포인트 줄었다.

최근 대출수요가 크게 늘어 ‘풍선효과’가 나타났던 저축은행·새마을금고 등 제2금융권 대출금리는 0.01%포인트~0.07%포인트 일제히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권 대출이 가능했던 등급의 사람들이 대출심사 강화로 제2금융권으로 옮겨간데다, 제2금융권 대출이 담보대출 위주로 늘어 이전보다는 대출금리가 다소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한은은 최근 계속되는 시장금리 급등세를 진정시키기 위해 금융시장 안정화 조치를 잇달아 내놨다. 지난 21일에는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8년 만에 1조5000억원 규모의 국고채 직매입 방안을 발표하고, 25일에는 통화안정증권 발행물량을 1조원에서 3000억원으로 축소해 유동성 관리를 하는 등 공개시장운영에 나선 바 있다.

유선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