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내수활성화·서민금융 지원 차원 독려
은행은 일선 영업점 실적평가에 반영해 권장
5대 시중은행 6년간 갑절로 불어나 180조원
지난 2년간 늘어난 규모가 절반을 차지
자영업자 소득불안에 비은행권 비중도 커서 위험
은행은 일선 영업점 실적평가에 반영해 권장
5대 시중은행 6년간 갑절로 불어나 180조원
지난 2년간 늘어난 규모가 절반을 차지
자영업자 소득불안에 비은행권 비중도 커서 위험
정부가 내수 활성화와 서민금융 지원 차원에서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확대를 사실상 독려했던 게 최근 ‘리스크 부메랑’으로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정부는 서울신용보증재단 등의 보증서 발행을 통해 자영업자 대출에서 실질이자 부담을 낮춰줬다. 또 은행들은 이런 보증서 대출 항목을 일선 영업점 평가 지수에 포함하는 방식으로 자영업자 대출을 권장했다. 우리은행 지점장 ㄱ씨는 1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은행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자영업자 대출을 제어할 필요가 있었지만, 일선 영업점들은 평가를 높게 받으려면 이를 확대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날 <연합뉴스>를 보면, 신한·케이비(KB)국민·우리·케이이비(KEB)하나·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80조4197억원으로 2010년 말 96조6396억원에 견줘 갑절이 늘었다. 특히 지난 2년간 증가액이 약 40조원으로 지난 6년간 증가액 84조원의 절반가량을 차지할 정도로 급증세다. 자영업자 대출은 개인사업자들이 영업 목적으로 받아간 사업자 대출과 가계대출을 합친 금액을 이른다.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9월 기준 자영업자 대출은 464조원이 넘으며, 이 중 가계대출이 164조원을 차지하고 있다.
실제 가계부채에서 차주가 자영업자인 경우를 살펴보면 소득보다 부채의 증가 속도가 훨씬 빠르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12월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자영업자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1629만원으로 가처분소득(4583만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6%로 나타났다. 하지만 상용근로자는 원리금 상환액이 1251만원이어서 가처분소득(5156만원)의 24%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더구나 자영업자 가계대출은 금리가 높은 비은행권 쏠림이 크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자영업자의 가계대출 중 50.1%가 비은행권에 몰려 있다. 특히 자영업자가 저축은행에서 주택을 담보로 받아간 대출액은 지난해 약 3조4000억원으로 전년도에 견줘 25% 늘었다. 예금보험공사 등에 따르면, 이 중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기준치 70%를 초과하는 고위험 대출이 약 67%인 2조3000억원에 이른다. 자영업자 주택담보대출은 가계대출이 아닌 기업대출로 분류돼 엘티브이를 적용받지 않고 있다.
한편, 도규상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경기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이 커지고 있다”며 “가계부채는 대체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지만, 향후 내수 부진의 어려움이 가중될 자영업자에 대한 맞춤형 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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