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 2011년 이후 최대 실적 등 하나·우리 잇단 호실적
가계대출 증가로 이자이익 커지고 대손비용 안정화
점포 수·인력 감축으로 비용 줄여 이익 커져
가계대출 증가로 이자이익 커지고 대손비용 안정화
점포 수·인력 감축으로 비용 줄여 이익 커져
시중은행들이 지난해 ‘역대 최고 수준’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은행별로 가계대출이 전년보다 6~11% 정도씩 증가해 이자이익이 커진데다 점포 수와 인력감축을 통해 비용을 줄인 덕을 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은행들이 올해도 높은 실적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신한은행은 8일 지난해 1조940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고 공시했다. 이는 2011년 이후 최대 실적이다. 신한금융지주 전체 실적은 당기순이익이 2조7748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순이익 2조원대를 돌파했다. 지난해 신한금융지주의 순이익은 2015년보다 17.2% 증가했다.
신한은행이 그룹 전체의 실적 개선을 이끈 것으로 평가된다.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은 1년 새 8.1% 증가했다. 지난해 6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로 이자이익 둔화가 예상됐으나 조달비용을 절감한데다 가계대출이 6.3% 증가한 93조6000억원 규모로 커지면서 이자이익이 안정적으로 증가했다. 또 1년 새 점포를 20여개 줄이는 등 점포와 인력을 축소해 해마다 3% 넘는 증가세를 보이던 판매관리비를 0.7% 증가 수준으로 붙잡았다.
‘민영화 성공’을 위해 달려온 지난해 우리은행의 실적도 당기순이익 1조1350억원으로 2013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우리카드와 우리종합금융의 실적을 합친 당기순이익은 1조2613억원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1년 새 가계대출을 11.2%나 늘리면서 이자이익이 커졌다. 또 점포 수를 2015년 956개에서 지난해 894개로 줄였고 인력 규모도 같은 기간 1만5289명에서 1만4988명으로 줄였다.
이미 지난달 실적을 발표했던 케이이비(KEB)하나은행은 당기순이익 1조3872억원으로 2012년 이후 최대 기록을 세웠다. 하나은행은 자영업자 대출을 포함하는 중소기업대출과 가계대출이 전년 대비 각각 6.4%(4조원), 8.4%(7.4조원) 증가했다. 인원 감축폭도 가장 커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합병 직후인 2015년 말 기준 1만5283명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1만4927명까지 줄어들었다. 같은 기간 점포 수는 959개에서 909개로 줄어들었다.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지만 여전히 늘어나고 있고 점포와 인력 구조조정이 이어지면서 은행의 실적 잔치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동부증권 이병건 연구원은 “시중은행의 실적이 전체적으로 좋아진 것은 가계대출의 증가로 이자이익이 늘고 대손 비용이 감소한데다 은행마다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을 줄이며 판매관리비 부담을 낮춘 덕분”이라며 “순이자 마진(NIM)도 하락세를 벗어나 안정되고 있어 올해 상반기에도 좋은 실적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짚었다.
임지선 기자 sun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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