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달러화가 약세를 보이면서 기업과 개인이 달러 예금을 크게 늘려 지난달 달러화 예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5일 발표한 ‘2017년 2월 중 거주자 외화예금 동향’ 자료를 보면, 거주자 달러화 예금 잔액이 579억8천만 달러로 한 달 사이 27억5천만 달러 늘었다. 이는 지난해 8월 기록한 569억2천만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역대 최대치다.
거주자는 내국인과 국내에 6개월 이상 거주한 외국인 및 국내에 진출해 있는 외국기업을 뜻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연초부터 원-달러 환율이 크게 하락하자 향후 달러화 가치 상승을 기대하는 기업과 개인이 모두 달러화 보유를 선호하면서 나타난 결과”라고 설명했다. 2월 기업의 달러화 예금은 23억9천만달러, 개인은 3억6천만달러 늘었다. 미 금리인상 과정에서 달러 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면서 기업은 향후 결제비용을 줄이기 위해, 개인은 환차익을 기대해 기존에 보유했던 달러화를 팔지 않고 보유하거나 더 사들이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는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12월 1210원대까지 상승했지만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 2월에는 평균환율(종가기준)이 1143.36원으로 하락했다.
달러화 예금증가에 힘입어 2월 말 현재 거주자외화예금 잔액 역시 전달보다 32억9천만 달러 증가한 679억4천만 달러로 집계됐다.
유로화와 엔화예금도 각각 2억8천만 달러, 2억4천만 달러 증가했다. 반면 위안화 예금은 대기업의 수입대금 결제수요가 줄면서 1억7천만 달러 감소했다. 외화예금을 은행별로 구분하면 국내은행 잔액은 564억5천만 달러로 30억9천만 달러, 외국은행 국내지점은 114억9천만 달러로 2억 달러 각각 늘었다. 주체별는 기업이 566억2천만 달러로 전월보다 27억2천만 달러, 개인이 113억2천만 달러로 5억7천만 달러 증가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