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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은행들, 고객이 안 찾아간 자기앞수표 9년간 8천억 ‘꿀꺽’

등록 2017-06-01 10:59수정 2017-06-01 18:14

2008년 이후 잡수익으로 처리
예금자보호법 휴면예금에 해당
“서민금융 지원에 쓰도록 해야”
은행 등 금융회사가 고객이 지급청구하지 않은 자기앞수표 9313억원을 2008년 이후 10년 가까이 잡수익으로 처리해 자기 주머니에 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1일 박선숙 의원(국민의당)은 보도자료를 내어 “금융당국의 무관심으로 2008년 이후 서민금융 지원에 사용해야 할 고객 돈 9313억원이 금융회사 주머니를 채우는 데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이 가운데 은행권의 비중은 85%인 7936억원에 이른다. 나머지는 지역 단위 농·수협의 몫이다. 주요 은행별로 보면, 케이비(KB)국민은행이 2371억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우리은행 1277억원, 신한은행 939억원, 케이이비(KEB)하나은행 772억원, 아이비케이(IBK)기업은행 728억원, 엔에이치(NH)농협은행 679억원 순이었다.

2008년에 시행된 서민금융지원법(휴면예금법)은 예금이나 보험금 가운데 대체로 5년에 해당하는 채권이나 청구권 소멸시효가 지난 돈을 서민금융진흥원(옛 휴면예금관리재단)에 출연해 서민금융을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출연 이후에도 원권리자가 나타나 지급을 요구하면 돈을 돌려준다. 은행권은 이 법 시행 이후 2008~2012년 연간 500억~1700억원가량을 출연했으나, 대법원이 ‘정기적으로 이자가 지급되는 예금은 휴면예금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리면서 은행권으로부터는 사실상 자금수혈이 끊겼다. 2013~2016년 4년간 은행권을 통틀어 출연된 돈은 7억원에 그친다. 다만 보험권이 미청구 보험금으로 꾸준한 출연금을 내놓고 있다.

박 의원은 이런 상황에서 지급청구가 오래도록 이뤄지지 않은 자기앞수표도 예금자보호법 대상인 만큼 휴면예금으로 보고 은행권이 서민금융진흥원 출연 재원으로 썼어야 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은행 등은 자기앞수표를 발행할 때 해당 금액을 ‘별단예금’ 계정에 예치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은행 등은 고객 돈인 자기앞수표 미청구 금액을 고스란히 자신의 수익으로 처리하고 있다. 이 돈만 2008~2016년 7936억원으로 같은 기간 서민금융진흥원에 은행권이 출연한 휴면예금 재원 4538억원의 갑절에 가깝다.

박 의원은 “현행법만으로도 미청구 자기앞수표 금액을 서민금융진흥원에 출연할 수 있다고 보지만, 은행 등 금융회사들이 이를 누락하는 상황을 반영해 출연 의무를 좀 더 명확히 하도록 법조항을 개정해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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