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 간 긴장감 완화와 외국인 매수세에 힘입어 코스피는 16일 전 거래일보다 14.04포인트(0.60%) 오른 2,348.26에 마감됐다. 장중 2,358까지 올랐으나 상승 폭이 다소 줄었다. 사진은 이날 서울 중구 KEB외환은행 본점 딜링룸으로, 모니터에 북한의 괌 타격 보류 관련 기사가 표시되고 있다. 연합뉴스
주가가 하락했다. 대북 리스크 때문인데, 실제로는 차익매물의 영향이 더 컸던 것 같다. 높은 주가로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북 리스크가 발생해 하락의 빌미를 제공한 걸로 보인다.
조정 이후 주식시장이 어떻게 될까?
두 가지 그림을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는 다시 고점을 경신하며 올라가는 경우다. 이 그림은 기업실적이 계속 좋아질 거란 믿음에서 출발한다. 2분기에 실적이 좋지 않았지만 이미 예견된 일이어서 주가에 큰 영향을 주지 않았다. 관건은 3분기인데 2분기에 비해 10% 정도 이익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익 증가는 내년에도 계속돼 8.5%의 추가 증가가 예상되는데, 매해 이렇게 이익이 증가할 경우 경제가 크게 둔화하지 않는 한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또 하나는 주가가 다시 박스권에 갇히는 경우다. 새로운 박스권은 바닥이 2200, 상단은 2500 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지난 8개월간 주가 상승은 박스권을 한 단계 높이는 역할을 했을 뿐, 시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는 못한 게 된다.
새로운 박스권을 가정하는 이유로는 세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7월까지 상승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8개월 동안 종합주가지수가 22% 정도 올랐는데 과거 대세 상승기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승률이었다. 주가 상승률이 낮다는 건 시장 에너지가 약하다는 의미가 된다. 이렇게 미약한 힘으로는 높은 수준에 있는 주가를 더 끌어올리기 힘들다.
하반기에 경기 회복이 계속될지도 알 수 없다. 상반기 산업활동이 만족스럽지 못했다. 기저효과를 뺀 실제 증가분이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2분기 경제성장률이 2.7%를 기록했지만 1분기와 비교해서는 0.6%밖에 늘어나지 않았다. 지난해와 별반 차이가 나지 않은 것인데, 상반기 성장률에 건설 부문의 기여도가 크게 작용한 것까지 고려하면 하반기 전망은 상반기보다 좋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조정 이후 새로운 주도주가 나올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상반기는 종목과 관련해 완벽한 구조가 짜여 있었다. 업종에서는 아이티(IT)와 은행이, 종목에서는 삼성전자라는 확실한 주도주가 나와 시장을 이끌어 갔기 때문이다. 이들의 주가가 높아져 당분간 상반기와 같은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 것 같다.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주도주가 나와야 하는데 눈에 띄는 종목이 없다.
현재까지는 조정 이후 추가 상승에 대한 전망이 우세하다. 주가가 오르면서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높아졌고, 이익에 대한 믿음도 강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더라도 상반기보다 속도가 현저히 느린 형태가 될 것이다. 주가 상승을 끌고 가는 핵심요인인 이익 증가율이 상반기에 비해 낮아져 상승 속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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