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4일 오전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북 핵실험 관련 거시경제금융회의장에서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4일 코스피 등 국내 금융시장은 북한 6차 핵실험 충격을 고스란히 받으며 큰 낙폭으로 출발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그간 북핵 리스크가 꾸준히 누적된 데다 미국의 대응 등 불확실성이 높아 단기적 시장 충격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긴급 회의를 열어 북한 리스크가 예상보다 확대될 경우 비상 조처를 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코스피는 개장과 함께 40포인트 급락하며 순식간에 2310대로 주저앉았다. 다만 시간이 흐르면서 낙폭은 점차 줄여가는 흐름이다. 9시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9.36(-1.25%) 내린 2328.33이다. 코스닥지수도 개장 직후엔 2% 이상 낙폭을 보였으나 코스피와 마찬가지로 1%초반대까지 낙폭을 줄였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험에 예민한 반응을 보여온 외국인 투자자는 아직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기관 투자자와 비슷한 규모(750억원 내외)의 순매수를 유지하고 있다. 외려 개인 투자자들이 1600억원 남짓 주식을 팔아치우며 북핵 리스크에 좀더 민감한 모습이다.
외환시장도 불안함 움직임이다.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6원 남짓 상승했으며, 원-엔 환율은 10원 가까이 급등했다. 지정학적 위험이 나타나면 투자자들 사이에선 달러와 엔화를 매입하고 원화는 매도하는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난다.
앞서 정부와 한국은행은 금융시장이 개정하기 전인 오전 8시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는 통상 기재부 1차관이 주재해왔으나 이날은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마이크를 잡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와 최종구 금융위원장 등 국내 경제·금융 정책 수장들이 모두 참석했다. 회의의 격을 높여 시장 불안감을 줄이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서 김동연 부총리는 “대외적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북한 핵실험과 북한의 추가도발 등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부각될 경우 부정적 파급효과가 확대될 수 있다”며 “북한 문제는 근본적 해결이 쉽지 않은 탓에 금융·외환시장 영향이 단기에 그치지 않고 실물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정부와 한은을 포함한 관계기관은 그 어느 때보다 비상한 각오로 대내외 리스크 관리에 한치의 빈틈도 없도록 철저히 대응하겠다. 시장 불안시 신속하고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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