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기념 지폐 예약 열기가 뜨겁다. 한국은행 설립 이후 처음 발행되는 기념 지폐인 데다 발행량이 많지 않은 터라 ‘재테크’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으로 풀이된다.
18일 풍산 화동양행 관계자는 <한겨레>와 통화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 지폐를 찾는 수요가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현재 서버가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할 정도이며 전화 문의도 일일이 대응하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풍산 화동양행은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 주화와 화폐를 판매하는 기관 중 한 곳이다. 올림픽 기념 화폐 판매를 주관하는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공식 문의 창구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평창 동계올림픽 기념지폐는 한국은행이 발행한다. 2000원권 230만장으로 발행량이 정해졌다. 지난 11일부터 선착순 예약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마감은 오는 29일이다. 예약접수처에서 신청서를 작성한 후 대금을 납부하면 화폐교환증을 받고 12월11일부터 실물로 교환받을 수 있다. 풍산 화동양행과 함께 KEB하나은행과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 농협은행, 우체국 등 11개 기관에서 접수를 받는다.
발행가는 액면가(2000원)보다 비싸다. 낱장형은 8천원에 연결형(2장)은 1만5천원, 전지형(24장)은 16만8천원이다. 낱장형은 풍산 화동양행 누리집에서 온라인 예약이 가능하며 하나은행 등 은행과 우체국을 이용하려면 반드시 지점 방문 뒤 신청 해야 한다.
액면가보다 비싸게 발행되는 기념 지폐에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는 단순한 ‘수집’을 넘어 투자 이익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 한국은행의 기념 지폐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에 서울올림픽 등 대형 행사에 맞춰 기념주화는 발행한 적은 있으나 기념지폐는 첫 발행이다. 그만큼 ‘희소성’이 크다.
희소성에 뿌리를 둔 기념 화폐의 품귀 현상은 ‘주화’ 시절에도 있었다. 1970년에 한은이 처음 발행한 기념주화인 ‘반만년의 역사’는 국내 생산이 불가능한 터라 수집가용으로만 소량 발행됐다. 당시 발행가 6만5천원이었던 금은화 12종 한 세트는 발행량이 5천개가 넘지 않았다. 현재 이 기념주화는 무려 3500만원 선에서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올림픽 때도 기념주화가 발행됐다. 발행규모가 800만장에 이를 정도로 많았던 터라 상대적으로 값이 두배 정도만 뛰었다. 이외에도 한은은 매년 특정한 행사나 사건을 기념해 주화를 발행해왔다. 올해도 지리산이 국립공원 지정 50년을 맞은 걸 기념해 지리산 그림이 들어간 액면가 3만원짜리 ‘한국의 국립공원’ 기념 주화(은화)를 발행했다.
한은 쪽은 기념지폐에 대한 수요가 예상을 웃돌고 있으나 추가 발행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기념 주화나 지폐는 모두 금융통화위원회의 의결로 발행량이 정해진다. 한은 관계자는 “기념 화폐 판매는 평창올림픽 조직위가 전담하고 있는터라 현재 판매 상황에 대해선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추가 발행은 이미 발행된 기념 화폐의 가치를 떨어뜨리고 한은에 대한 신뢰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기념주화나 지폐는 통화량을 산정할 때 포함되지는 않는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Weconomy 페이스북 바로가기: https://www.facebook.com/econoh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