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그룹별 통합감독체계 구축”

금융위, 18일 국회 정무위 업무보고
“경제민주화 일환 올 하반기 추진”
동양그룹 사태 뒤 매년 추진됐지만
재벌그룹들 거센 반발에 흐지부지

한겨레 자료사진

다음달 중으로 삼성과 한화, 미래에셋 등 금융그룹별 통합감독체계 구축 방안이 나올 전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8일 국회 정무위원회에 낸 업무보고 자료를 통해 “금융시스템 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금융그룹 차원의 통합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감독체계를 구축하겠다”며 “공청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금융그룹 통합감독 방안을 올 하반기에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통합감독체계 구축을 금융부문 경제 민주주의 추진의 첫 과제로 손꼽고, “금융그룹 단위 자본적정성 규제, 그룹 차원 위험한도 설정, 내부거래 제한 등을 취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금융감독은 은행·보험·금융투자 등 업권별로 이뤄지고 있는데, 2013년 이른바 ‘동양 사태’ 때 동양증권이 자회사인 동양파이낸셜대부를 통해 부실 계열사들을 우회적으로 지원해온 사실이 드러나면서 그룹 단위 감독 필요성이 제기됐다. 케이비(KB)·하나·신한 등 금융지주들처럼, 교보·미래에셋 같은 비지주형 금융그룹과 삼성·한화 같은 재벌그룹도 금융그룹 차원의 연결재무제표를 기준으로 자기자본비율 규제와 부당 내부거래 금지 등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유럽연합(2002년)과 일본(2005년)에서도 10여년 전부터 통합감독이 이뤄지고 있다.

과거 박근혜 정부에서 금융위원장을 지낸 신제윤·임종룡 전 위원장도 추진을 공언해왔지만, 재벌그룹들 반발 속에 흐지부지돼 왔다. 특히 올초 금융위 업무보고 때는 아예 관련 내용이 빠졌다가,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다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금융위와 금융연구원은 27일 관련 내용을 발표하는 공청회를 열고 의견 수렴에 나선 뒤, 다음달 중으로 통합감독체계 구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순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