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통화스와프 계약 재연장 어떻게 되나]
이주열 한은 총재 “아직 논의할 게 남았다”
외환당국은 신중한 보도 거듭 당부
협상 불발시 외환시장 변동성 커질수도
경상흑자 많아 충격은 크지 않을 듯
이주열 한은 총재 “아직 논의할 게 남았다”
외환당국은 신중한 보도 거듭 당부
협상 불발시 외환시장 변동성 커질수도
경상흑자 많아 충격은 크지 않을 듯
한중 통화스와프 협정 재연장 논의가 만기를 불과 몇 시간 앞둔 상황에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과 협상을 벌이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은 모두 협상 내용에 대해 입을 굳게 다물며 신중한 보도를 언론에 당부하고 있다. 그러나 외환당국 안팎에서는 사실상 스와프 계약을 재연장하는 쪽으로 양국의 의견이 상당부분 좁혀졌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전문가들은 설령 계약 연장 협상이 불발로 끝나더라도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은 크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0일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아직 모든 것이 완결되지 않았고 오늘도 회의가 잡혀 있다. 기존 협정이 만료되기 전에 협의가 마무리되면 더 좋지만 (협의를) 하다보면 그렇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과의 협상이 기존 계약의 만기 시점인 10일 자정을 넘겨서까지 진행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이 총재는 일부 언론이 이번 협상이 사실상 타결됐다고 보도한 데 대해 “협상은 상대가 있는 것이고 최종적으로 타결되고 발표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외환당국이) 말해왔다. (그럼에도) 그런 보도가 나가면서 오늘 예정된 회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히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협상 양 당사국이 재연장 여부를 최종 타결하기 전까지 외부에 협상 진행 상황 등을 언급하지 않기로 합의를 해놓은 상황에서 나온 관련 보도가 자칫 남은 협상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우려를 담은 발언이다.
협상에 참여하고 있는 기재부와 한은은 그간 협상 진행 상황을 묻는 기자들의 질의에 대해 줄곧 “현 시점에서는 궤적인 사항을 확인해줄 수 없다. 관련 사항에 대해 확인 가능한 상황이 될 때까지 보도를 자제해 달라”고 요청해왔다. 이날 오전에도 똑같은 내용을 담은 보도해명자료를 발표했다.
한중 통화스와프는 한국의 원화와 중국의 위안화를 필요할 때 맞바꾸기로 한 계약을 가리킨다. 2008년 12월 세계 금융위기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급격히 커질 때 처음 체결됐고 2014년 10월에 계약을 3년 더 연장했다. 계약 규모는 3600억위안(약 560억달러)이다. 한중 간 통화스와프 계약 체결은 금융위기와 같은 비상시를 염두에 둔 외환안전망을 확대하는 취지와 더불어 국제금융시장에서 위안화의 위상을 강화해가려는 중국 쪽 중장기 외환전략이 맞물려 이뤄졌다.
다만 이번 재연장 협상에 관심이 크게 몰린 이유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둘러싸고 불거진 한-중 갈등 연장선 위에서 이 사안을 바라보는 시각이 많았기 때문이다. 이번 스와프 계약 재연장이 불발될 경우 한-중 갈등 심화로 해석되면서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박복영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경상수지 흑자가 꾸준히 쌓이고 있고, 외환보유액도 적지 않은 수준”이라며 “통화스와프 협상이 불발되더라도 시장의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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