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시행으로 인해, 9월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 하지만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은 여전히 전달보다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17일부터는 코픽스(자금조달비용 지수) 상승으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일제히 오르는데다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도 조만간 이뤄질 것이어서 향후 대출 추이가 주목된다.
16일 금융위원회의 ‘9월 중 가계대출 동향(잠정)’ 자료를 보면,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9월 한달간 6조2천억원이 늘었다. 이는 7월(9조5천억원)과 8월(8조7천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2조~3조원 넘게 줄어든 것이다. 앞서 ‘8·2 부동산 대책’ 후속 조처로 금융위는 8월23일부터 주요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은 9월에 3조3천억원이 늘어나 전달(3조1천억원)보다 증가 규모가 되레 커졌다. 이는 8·2 대책 이전 주택매수 계약자들이 잔금대출에 나선데다 기존 분양분에 대한 중도금 등 집단대출 수요도 꾸준히 이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다만 은행권에서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증가분은 8월 3조4천억에서 9월 1조7천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추석 전 상여금 공급으로 마이너스 통장 수요 등이 줄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2금융권 가계대출도 9월에 1조3천억원 늘어, 전달(2조2천억원)보다 증가세가 둔화했다.
이날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에 최고치인 1.52%로 상승했다. 이는 전달 1.47%보다 0.05%포인트 오른 것으로, 금리 급상승기였던 지난해 12월(1.56%) 이후 가장 높다. 잔액기준 코픽스도 1.59%에서 1.61%로 0.02%포인트 올랐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코픽스를 바탕으로 산정되기 때문에 대출자들의 금리 부담이 커지게 됐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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