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등 청년·대학생 금융 실태조사 결과
연내 청년 등 겨냥 종합 지원 방안 수립
저금리 대출 햇살론 공급 확대키로
연내 청년 등 겨냥 종합 지원 방안 수립
저금리 대출 햇살론 공급 확대키로
빚을 낸 청년 10명 중 1명은 신용카드사나 저축은행, 대부업체와 같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금융회사를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들의 연체 경험은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으며, 원금이나 이자를 탕감해주는 공적 채무조정제도의 존재 자체를 모른 채 ‘빚 수렁’에서 허우적 대고 있다. 금융당국은 청년들이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 쓸 수 있는 대출 상품을 확대하는 한편, 빚의 근원인 학자금이나 주거비를 보조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5일 금융위원회와 서민금융진흥원, 신용회복위원회,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등 4개 기관이 함께 진행한 ’청년·대학생 금융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들은 다른 연령층에 견줘 ‘금융 사각지대’에 크게 노출된 사실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려본 경험이 있다고 한 청년이 적지 않았다. 설문에 참여한 ‘대학생이 아닌 청년’(만 19~31살·이하 청년) 850명 중 20.1%, 대학생 850명 중 12.5%가 대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대출 목적은 주로 학자금(청년 53.2%, 대학생 85.9%)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청년에 한정하면 생활비나 주거비 목적으로 돈을 빌렸다고 응답한 경우도 각각 20.5%, 15.8%에 이르렀다.
청년 대출자 중 13%는 카드사나 캐피탈,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했다. 대출 금리는 카드사 등 여신전문회사는 9.6%, 저축은행은 14.3%, 대부업체는 17% 정도 됐다. 이런 금융회사들은 시중은행보다 두세배 높은 금리를 받는 대신 대출 심사가 덜 까다롭고 신속히 대출금을 내어주는 특징이 있다. 이들의 1인당 평균대출금액은 1303만원으로 대학생 평균인 593만원의 두배 남짓이다.
연체 경험도 적지 않았다. 대출 해본 청년 중 15.2%(3개월 이상 연체 비중 2.9%)는 연체 경험을 했다. 대학생 대출자 연체 경험률은 4.7%로 청년보다는 낮았다. 대학생을 포함한 청년의 연체 경험자 중 32.3%는 금융채무불이행자로 등록이 됐다. 그러나 이 중 70%나 공적 채무조정을 받지 못했다. 신용회복제도 등 채무조정 제도 자체를 알지 못했거나 자격 요건을 맞추지 못해서다.
금융당국은 이번 실태조사를 토대로 청년과 대학생을 겨냥한 지원책을 올해 안에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2500억원인 청년·대학생 햇살론 고급한도를 확대하고 내년에 600억원은 추가하기로 했다. 햇살론은 연소득 3500만원 이하(신용등급 6등급 이하는 4500만원 이하)인 대학생과 청년에게 최대 1200만원까지 빌려주는 제도다. 금리는 연 4.5~5.5%로 2금융권보다 싸며, 거치기간은 최대 6년, 상환기간은 최대 7년까지 잡을 수 있다. 이외 주거비나 학자금 보조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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