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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금리 정상화? 도대체 무엇이 정상인가?”

등록 2017-11-07 11:24수정 2017-11-07 20:26

금융위 부위원장, “제로 금리 곧 끝난다고 보기 어렵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7일 보험연구원 등이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7일 보험연구원 등이 주최한 콘퍼런스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금리를) 정상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정상’인가?”

김용범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금융 산업의 미래와 관련해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7일 서울 힐튼호텔에서 열린 보험연구원·미국보험연구협회(LIMRA) 공동 주최 콘퍼런스에서 한 축사를 통해서다.

김 부위원장은 “10년이면 이미 충분하니 (제로금리 상황을 끝내고) 이제 ‘정상화’ 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정상일까?”라고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일본의 경험을 소개하며, “제로 금리는 꽤 오래 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부위원장은 본인이 던진 질문에 답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 질문은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금리 정상화’ 논의에 대한 의구심을 담은 것으로 보인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요국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제로 수준까지 떨어뜨린 후 10년 가까이 시장금리는 0%에 수렴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새로운 정상을 뜻하는 ‘뉴노멀’이라는 표현이 등장한 것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세계 경기가 회복되면서 뉴노멀 논의는 빠르게 사라지고 있는 흐름이다. 김 부위원장의 이 발언은 금융회사들이 금리가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조만간 상승한다는 식으로 섣부른 판단을 하기보다 좀더 신중한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부위원장이 보험연구단체 행사에서 금리 문제를 언급한 것도 눈길이 가는 대목이다. 보험사들은 은행이나 증권사들과 달리 주로 장기 금융 자산을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업권보다도 금리의 장기 추이나 전망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 장기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자산운용을 했다가 실제로는 제로 금리 상황이 더 이어진다면 보험사들은 상당한 손실을 감내해야 한다.

김 부위원장은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에 대한 언급도 내놨다. 그는 “기술이 우리 미래 삶에 미치는 변화와 관련해서 떠오르는 질문이 하나 있다. 바로 ‘브이에이치에스(VHS) 방식이냐 베타방식이냐’라는 질문”이라며 “두 방식은 모두 전 세계 비디오 산업의 기술 표준이었는데, 어느 쪽이 최후의 승자가 될 것인가를 두고 뜨거운 논쟁이 있었고, 결국은 브이에이치에스의 승리로 끝나는 듯 했다. 그러나 얼마 후 곧 디브이디(DVD)가 출시되면서 브이에이치에스와 베타 둘 다 퇴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은 또 어떠한가. 요즘 디이브이디 사는 사람 찾아보기 힘들며, 콤팩트디스크(CD) 사는 사람도 보기 드물다”며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단순히 기술의 진보 뿐만이 아니라 어떠한 기술이, 얼마나 오래 갈지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1980~90년대 비디오 기술 표준을 둘러싼 일화를 통해 기술 변화가 산업 생태계 자체를 무너뜨리거나 새로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김 부위원장은 “15년 뒤에는 또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 그 변화를 반기게 될지 두려워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우리에게) 큰 도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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