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에 수출입 화물 컨테이너들이 적재된 모습. 연합뉴스
지난 3분기에 한국 경제가 1.5%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기준으로는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깜짝 성장’을 견인한 것은 수출인데, 올해 1~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에 대한 수출 기여율이 71%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일 내놓은 ‘2017년도 3분기 국민소득(잠정)’을 보면,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은 2분기보다 1.5% 성장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2010년 2분기(1.7%) 이래 7년여 만에 가장 높은 성장률이다. 지난해 같은 분기에 견줘서는 3.6% 성장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6.1% 늘어 2011년 1분기 이후 6년 반 만에 최고 증가폭을 보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9% 증가해 2010년 2분기 이후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난 10월 말 발표된 속보치보다는 0.1%포인트 상향 조정됐다. 속보치를 추계할 때 이용하지 못했던 최종 실적치 자료를 반영한 결과,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각각 0.1%포인트와 0.2%포인트 상승한 영향이다. 올해 1분기(1.1%)와 2분기(0.6%) 성장률까지 더하면 1~3분기 사이에 3.1~3.2% 성장을 이룬 셈이다. 4분기에 마이너스 성장이라는 이변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한은이 10월에 내놓은 성장 전망치 3.0% 달성은 문제가 없어 보인다. 반도체가 견인하고 있는 수출은 11월에도 9.6% 증가해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1월 수출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액은 496억7천만달러로 지난해 같은달보다 9.6% 증가했다. 13대 주력수출품목 중 반도체·일반기계 등 9개 품목이 증가했고, 이 가운데 반도체·일반기계·석유화학·석유제품·컴퓨터 등 5개 품목은 두 자릿수 증가를 기록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에도 불구하고 11월 대중국 수출액도 사상 최대치였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1~3분기 수출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와 관련해, 실질 국내총생산 성장에 대한 수출 기여율이 71.0%에 달한다. 3분기만 보면 수출의 실질 지디피 성장에 대한 기여율은 94.8%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분석 결과를 이날 발표했다.
한편 11월 소비자물가는 한해 전보다 1.3% 올랐다고 이날 통계청이 밝혔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상승폭인데, 농축수산물 물가가 0.7% 오르는 데 그친 영향이 컸다. 특히 채소류 물가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14.6% 내렸다. 다만, 석유수출국기구(오펙) 감산 연장 우려에 따라 최근 오름세를 보여온 석유류 물가는 지난달에도 8.2% 올랐다.
이순혁 조계완 방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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