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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중심과 주변, 어느 쪽이 강할 것인가

등록 2017-12-21 17:34수정 2017-12-21 22:09

Weconomy | 이종우의 흐름읽기
주식시장이 중심과 주변으로 나뉘었다.

우선 선진국과 이머징 마켓(신흥 시장)이다. 미국 시장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지만 이머징 마켓은 선진국 시장을 따라가기도 버거운 상태다. 지난 7월까지만 해도 두 시장이 같은 방향으로 움직였지만 몇 달 사이에 모양이 달라져 선진국은 중심에, 이머징 마켓은 주변에 놓이게 됐다.

※ 이미지를 누르면 확대됩니다.
한국 시장은 주변에 속한다. 지난 한 달간 선진국 시장이 강세를 기록했음에도 종합주가지수는 약세를 면치 못했다. 두 가지 걸림돌이 작용하고 때문인데, 연초 이후 달러화 기준으로 종합주가지수가 30% 이상 상승해 가격 부담이 생겼다. 경기 전망도 선진국이 우리보다 좋다. 세제개편을 계기로 미국의 경제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성장률이 2.5%를 넘을 거란 전망이 힘을 얻을 정도인데, 이 영향으로 미국의 시장금리가 2.5%까지 상승했다. 한국 경제는 내년에도 올해 정도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종목에서도 중심과 주변이 확연하다. 반도체와 바이오가 중심이다. 지난 7월 고점을 찍은 뒤 조선·건설 등 거래소 대형 업종의 주가는 20% 가까이 하락했다. 지금은 시장의 중심에서 완전히 탈락해 당분간 상승 추세로 복귀하기 힘든 상태다. 최근에는 반도체까지 역할이 약해지고 있는데, 이를 빨리 되돌리지 못할 경우 종목과 관계없이 주가가 하락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시장이 중심과 주변으로 나뉜 건 에너지가 약해서다. 시장의 힘이 강하다면 모든 시장과 업종이 동시에 올라갈 수 있을 텐데 그럴 처지가 못 된다. 주가가 높은 상태에서 금융 완화 정책이 약해지면서 시장이 제한된 힘밖에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취약점 때문에 약한 곳부터 주가가 흔들리고 있다.

앞으로 시장은 중심과 주변 중 어느 쪽의 힘이 강하냐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중심이 힘을 회복해 주변을 끌어당길 경우 주가가 상승하겠지만, 반대로 주변의 힘이 강해지면 주가 역시 하락할 수밖에 없다. 현재는 주변의 힘이 조금씩 강해지고 있는 상태다. 국가와 관계없이 오르던 주식시장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나뉘더니 지금은 선진국마저 미국과 다른 나라로 분리될 정도로 주가 움직임이 변했다. 국제 금융시장의 에너지가 약해지면서 힘이 한쪽으로 쏠린 결과다.

종목의 중심인 바이오도 투기적 매매라는 한계를 넘지 못하고 있다. 당분간 대량 거래를 수반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 힘든 상태인데, 앞으로 얼마나 빨리 투기에서 실적으로 상승 요인이 옮겨지느냐에 따라 바이오의 주가가 결정될 것이다. 아직 시장에서는 이와 관련한 어떤 움직임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주가는 움직이면서 자신의 상태를 얘기한다. 여러 정황에 비춰볼 때 현재는 시장의 힘이 계속 약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이종우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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