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KB)부동산신탁이 부회장직을 신설해 김정민 전 사장을 선임했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케이비금융지주는 계열사 대표 인사를 하면서 이례적으로 ‘자문역 부회장직’을 신설할 계획과 함께 김 전 사장 영입을 추진하고 있음을 밝혀 ‘문 캠프 낙하산’ 논란에 불을 지폈다.
김 신임 부회장은 부산상고를 나와 1970년 국민은행에 입행했으며, 노조위원장과 업무지원그룹 부행장을 거쳐 케이비부동산신탁 사장을 끝으로 2010년 케이비를 떠났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인데다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도 활동한 이력이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은행권 금융지주들을 대상으로 지배구조 문제점을 지적하고 케이비금융도 ‘셀프연임’ 논란에 휩싸인 상황에서 ‘낙하산 인사’를 수용해 정권과 소통을 도모하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제기된다. 앞서 케이비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는 지난 21일 성명서를 내어 “케이비금융지주도 아니고 회장도 없는 계열사에 부회장직을 신설하겠다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했다”며 “(김정민 전 사장은) 케이비에 빈 자리가 있을 때마다 자가발전을 계속해온 인물로서, 얼마 전까지 지주 회장 자리에 오르기 위해 동분서주하던 자다. 케이비의 대표적인 정치적 인물로 알려져 있다”고 짚었다. 또 “(윤종규 케이비금융지주 회장의) 이런 시도들이 셀프연임 꼼수에 이어 정권 줄대기를 하려는 또다른 꼼수라는 의혹을 버릴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 신임 부회장은 윤종규 지주 회장의 연임이 확정되기에 앞서 경쟁후보로 거론되며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 쪽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알려지기도 했다.
한편 케이비부동산신탁은 “(김 부회장 선임이) 비은행 계열사 강화전략 방향에 맞춰 케이비부동산신탁의 선두 지위 확보를 위한 핵심역량 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신임 부회장 임기는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1년이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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