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연구원 박춘성 연구위원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의 연령대별 비중>.
금융기관에서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린 차주(대출자) 가운데 30~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작아지는 반면, 50대 이상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화와 청년빈곤 등 한국사회의 인구·사회학적 문제점이 투영된 결과로 보인다.
금융연구원 거시금융연구실 박춘성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의 연령대별 비중’ 보고서를 보면, 2008~16년 평균 연령대별 주택담보대출자(잔액 기준)는 △20대 이하 2% △30대 20.4% △40대 34.5% △50대 27.7% △60대 11% △70대 이상 4.3%였다. 박 연구위원은 “4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고 이후 연령대의 비중은 지속해서 하락하는데, 이는 30~40대에 주택담보대출을 통해 주택을 구입하고 이후 상환해가는 일반적인 생애주기적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는 우리나라 대부분 금융회사가 이용하는 개인신용정보 전문업체 한국크레딧뷰로(KCB)의 대출자 개인별 미시데이터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금융연구원 박춘성 연구위원 <우리나라 주택담보대출의 연령대별 비중>.
보고서는 2008년, 2012년, 2016년 시기별로도 차주 연령대를 분석했다. 그 결과 최근으로 올수록 30~40대 비중은 하락하고, 50대 이상 비중은 상승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특히 2008년 30대와 50대의 비중은 23~24%로 엇비슷했는데, 불과 4년 뒤인 2012년에는 30대 비중은 19%로 떨어지고 50대 비중은 29%로 뛰었다. 박 연구위원은 “비중 축소가 잔액 축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30대의 총대출 잔액은 2008~2016년 사이 약 50%가량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50대는 129% 증가하면서 30대 비중이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2008년 9% 수준이었던 60대 비중도 2012년 10%, 2016년 12% 수준까지 올랐다. 50대 이상 전체적인 비중은 2008년 37.1%에서 2016년 46%로 9%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주택담보대출의 ‘주력’인 40대 비중도 2008년에는 30%대 중후반이었지만, 2016년에는 30%대 초중반으로 내려앉았다. 박 연구위원은 “특정 연령대의 주택담보대출 비중이 더 크게 상승했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인구구조 변화가 주택담보대출에 크게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의미고, 따라서 장기적인 주택담보대출 관리에 있어서 인구구조 변화를 주요하게 고려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