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개항 첫날인 2018년 1월18일 오전 출국장 면세점 앞이 승객들로 붐빈다. 사진 공동취재단
해외여행 증가와 중국인 관광객 급감 속에서 지난해 서비스수지가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신 상품수지는 역대 2위 흑자를 기록했고, 전체적으로는 20년 연속 경상수지 흑자를 이어갔다.
한국은행이 5일 내놓은 ‘2017년 12월 국제수지(잠정)’을 보면, 지난해 상품수지는 1198억9천만달러 흑자로 2015년(1222억7천만달러)에 이어 역대 2위였지만, 서비스수지는 344억7천만달러로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서비스수지 적자 규모는 2015년 149억2천만달러, 2016년 177억4천만달러에 이어 지난?지 3년 연속 커지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두배로 급증했다.
서비스수지 분야별로 보면, 운송수지가 “글로벌 해운업황 부진 지속과 국내 해운업계 구조조정” 여파로 기존 최고치(1996년 15억8천만달러 적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53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여행수지도 171억7천만달러로 종전 최고 기록(2007년 158억4천만달러)을 갈아치웠다. 중국의 사드 보복조치로 입국자 수는 전년도 1724만명에서 1334만명으로 22% 감소(중국인은 807만명에서 417만명으로 48% 감소)했는데, 출국자 수는 2238만명에서 2650만명으로 18% 늘어나 최고치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건설수지는 “2014년 하반기 이후 지속한 저유가로 인해 중동지역 발주가 감소”한 결과, 흑자폭이 전년도 95억6천만달러에서 77억1천만달러로 줄었다.
상품수지는 수출이 글로벌 교역 회복과 반도체시장 호조 지속에 따라 전년도 5119억5천만달러에서 5773억8천만달러로 12.8% 증가했다. 2013년(+2.4%) 이후 4년 만의 증가세 전환이다. 품목별로는 반도체가 전년도 627억달러에서 1005억달러로 60% 늘었고, 석유제품도 32%(268억달러→354억달러)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 25% 증가한 1492억5천만달러로, 중국(1421억2천만달러)을 누르고 최대 수출지역으로 떠올랐다. 수입은 원유값 상승과 반도체 제조장비 수요 증가로 전년도 3930억5천만달러에서 4574억9천만달러로 16.4% 증가했다. 역시나 6년 만의 증가세 전환이다.
임금과 투자소득 등을 가리키는 본원소득수지는 1억2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이전수지(원조)는 70억8천만달러 적자로 전년도(57억7천만달러)에 비해 20%가량 증가했다. 상품·서비스·본원소득·이전소득수지를 모두 더한 경상수지는 784억6천만달러 흑자로 1998년 이후 20년째 흑자를 이어갔다.
금융계정은 대기업들의 해외기업 지분 투자가 늘면서 직접투자 규모가 316억8천만달러로 기존 최고치(2012년 306억3천만달러)를 경신했고, 해외기업들의 국내 기업 지분투자도 170억달러로 기존 가장 많았던 2015년 136억4천만달러 기록을 넘어섰다. 해외 증권투자도 글로벌 주식시장 호조에 따른 해외주식투자와 기관투자가 중심의 해외채권투자가 늘어나면서 기존 최고치인 전년도 632억달러를 훌쩍 넘어선 755억4천만달러에 달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권투자 규모는 176억9천만달러였다.
이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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