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금융·증권

‘스카이 은행’ 또는 ‘금수저 은행’…채용비리에 거센 후폭풍

등록 2018-02-08 18:30수정 2018-02-08 20:04

검찰 KEB하나·광주·부산은행 압수수색
KB국민은행 윤종규 회장 사무실 압수수색
청년단체들 하나은행 앞서 규탄 기자회견
“은행 해명은 궤변” “책임자 엄정처벌해야”
청년단체 회원들이 8일 채용비리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이 실시된 서울 을지로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정의연대 제공
청년단체 회원들이 8일 채용비리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이 실시된 서울 을지로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정의연대 제공
“금수저는 초월스펙 흙수저는 들러리?!” “스카이(SKY)가 아니라서 죄송합니다.”

청년유니온·민달팽이유니온·청년참여연대 등 청년단체들과 금융정의연대·경제민주화넷 등 시민단체들이 8일 서울 중구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이런 손팻말을 들고 은행 채용비리 규탄에 나섰다. 이날 같은 장소에선 하나은행의 채용비리 혐의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

이날 검찰은 하나은행뿐 아니라 부산은행과 광주은행 본점 등에 대한 압수수색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했다. 지난 6일 서울남부지검은 케이비(KB)국민은행 채용담당 부서와 윤종규 케이비금융지주 회장 사무실을 특정해 가장 먼저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이는 금융감독원이 은행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사례 22건과 이른바 ‘브이아이피(VIP) 추천 리스트’ 등을 적발하고 하나은행(13건), 국민은행(3건), 대구은행(3건), 부산은행(2건), 광주은행(1건) 5곳을 검찰에 수사의뢰한 데 따른 것이다.

사회적으로 처우가 좋은 직장으로 분류되는데다 공공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은행권의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는 점점 커지고 있다. 채용과 인사를 책임진 은행권 최고경영진에 대한 책임론이 만만찮은 후폭풍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채용비리 규탄 기자회견을 연 청년단체와 시민단체들은 “공개채용은 기업들이 사회와 약속한 일종의 계약”이라면서 “채용비리로 입사한 부정 취업자 합격 취소와 피해자 구제, 검찰의 철저한 수사를 통한 비리 은행 강력한 처벌, 공정한 채용 보장과 채용비리 엄벌을 위한 법제정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청년단체 등은 또 은행권이 국회와 언론 등에 내놓은 해명들에 대해서도 “궤변 수준”이라며 비판의 날을 세웠다. ‘민간 금융권의 자율적 채용기준’ 등을 내세워 채용비리 의혹을 물타기 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들은 “하나은행은 ‘입점대학과 주요 거래대학 출신을 고려했다’ ‘우수인력인 서울대 출신이라 합격했다’고 하고, 국민은행은 윤종규 회장의 종손녀(누나의 손녀)가 서류전형과 실무면접에서 최하위권 점수를 받고도 임원면접에서 최고등급을 받아 합격했다고 나오자 ‘지역할당제가 작용했다’고 강변했지만 납득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청년단체 회원들이 8일 채용비리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이 실시된 서울 을지로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정의연대 제공
청년단체 회원들이 8일 채용비리 수사를 위한 압수수색이 실시된 서울 을지로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본점 앞에서 손팻말을 들고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금융정의연대 제공
앞서 하나은행은 이른바 스카이 대학과 외국대학 출신 7명의 임원면접점수를 임의로 올려서 합격시킨 것에 대해 입점대학과 우수인력 유치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입점대학인 명지대 출신으로 합격권에 든 지원자를 임의로 점수를 낮추어 불합격시킨 데 대해선 납득할 만한 해명을 내놓지 못했다. 또 서울대 출신 지원자들의 점수를 임의로 올려 합격시킨 것에 대해선 ‘서울대 출신이 하나도 합격이 안 돼 우수인력인 서울대 출신을 합격시켰다’고 해명해 학벌주의 논란을 키웠다. 면접점수 임의하향 조정으로 2명이 불합격권으로 밀려난 것으로 나타난 건국대의 학내 신문사는 ‘건국대라 죄송합니다’는 기사를 실은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건송합니다’(건국대라서 죄송합니다)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이수호 청년유니온 조직팀장은 “모든 노력이 대학이 어디인지, 부모님이 누구인지에 의해 무용지물이 된다. 청년들은 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신뢰마저 잃어가고 있다. 하나은행은 자신들이 내건 인재상의 근간으로 내세우는 정직과 성실을 과연 우리 청년들에게 요구할 수 있는지 스스로 되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봉환 청년광장 콘텐츠미디어팀장도 “누구는 할아버지뻘이 회장님이라서, 누구는 아빠가 금융 계열사 사장 지인이거나 아빠가 면접관이라서 합격한다. 능력이 없으면 너희 부모를 원망하라고 했던 정유라의 말이 생각난다. 이런 채용비리야말로 대다수의 청년에 대한 또 다른 갑질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