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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중 안방보험 창립자 기소 발표로 동양·ABL생명 ‘오너 리스크’ 노출

등록 2018-02-25 18:41수정 2018-02-25 20:42

오너인 우샤오후이 전 회장
2015·16년 동양·알리안츠 인수
고금리 상품 내세워
한국 ‘4대 보험사’로 등극
전 회장 비리혐의로 기소뒤
중국 당국이 위탁경영
공격적 전략 유지할까 촉각
지난 23일 중국 당국이 우샤오후이(사진) 안방보험그룹 전 회장 겸 창립자를 부패 혐의로 기소하고 안방보험을 1년 동안 위탁경영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동양생명과 에이비엘(ABL)생명이 ‘오너리스크’에 노출됐다.

중국 보험감독관리위원회는 23일 우 회장이 경제범죄 혐의로 기소됐다며 이날부터 1년간 안방보험 위탁경영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2004년 설립된 안방그룹은 막강한 자금력으로 뉴욕 맨해튼의 월도프아스토리아 호텔, 벨기에 보험사 피데아, 네덜란드 보험회사 비밧 등을 인수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한국에서도 2015년 6월 동양생명, 2016년 12월 에이비엘생명(옛 알리안츠생명)을 인수했다. 안방그룹은 인수와 유상증자를 통해 두 회사에 2조원가량을 투입했다.

그러나 중국 최고지도자였던 덩샤오핑의 외손녀사위로 알려진 우샤오후이 회장은 지난해 6월 비리 혐의로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다는 언론 보도와 함께 공식 석상에서 사라졌다. 8개월 만에 기소 발표로 당시 보도가 사실임이 확인됐지만, 당국은 정확한 혐의를 밝히지 않고 있다. 인수합병에 쓰인 자금 출처가 불분명하고, 자산 해외도피 혐의를 받는다는 등의 소문이 있을 뿐이다.

※ 표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에 사실상 ‘접수’된 안방보험의 앞날도 미지수다. 문제는 이런 불투명성과 예측불가능성이 한국 자회사인 동양생명과 에이비엘생명으로도 전이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두 회사는 각각 “안방그룹 관련 이슈가 동양생명에 직접 미치는 영향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그룹 관련 사안이라 코멘트할 권한이 없다”고만 밝혔다.

국내 보험업계의 관심은, 두 회사가 그간 펴온 공격적인 매출 확대 정책을 유지하느냐 여부다. 보험영업은 전속 설계사를 통한 직접 영업과 여러 보험사 상품들을 함께 취급하는 독립법인대리점(GA) 및 은행(방카슈랑스)을 통한 간접 영업으로 나뉘는데, 동양과 에이비엘은 후자 쪽에서 발군의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1~11월 동양과 에이비엘의 신규 보험가입자가 낸 초회 보험료가 각각 1조2010억원, 1조157억원으로, 농협생명(1조2951억원)·삼성생명(1조2986억원)과 더불어 1조원을 넘겼다. 신규매출 기준 4대 보험사로 발돋움한 것이다. 상대적으로 높은 고금리(최저보증이율) 상품을 내세워 저축성보험 시장을 공략했고, 독립법인대리점 설계사 등에 건네는 수수료와 프로모션도 경쟁사들을 압도한 결과다.

두 회사의 이런 행보는 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2000년대 말 금호생명이 6%에 육박하는 고금리상품으로 신규 가입자 모집 선두를 달렸는데, 금리가 낮아지면서 부실이 된 바 있다”고 말했다. 특히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2021년 도입되면 저축성보험은 고객에게 돌려줄 부채로 인식돼 부채비율이 높아져 그만큼 더 자본을 적립해야 돼 일반 보험사들은 판매를 줄여가는 추세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에이비엘생명에 저축성보험 판매가 과다한데도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며 상품 포트폴리오와 금리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라는 경영개선 사항을 통보하기도 했다.

해외자산운용비중을 2015년 4%에서 지난해 20%대 중반까지 올린 동양생명의 행보도 관심이다. 해외자산운용 상당 부분이 한국보다 금리가 높은 중국에 투자돼 있는데, 업계에서는 동양생명이 모회사 지원·협조 속에서 중국에서 고수익을 올려 한국시장 확대 ‘실탄’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동양과 에이비엘은 자금력이 풍부한 대주주를 둬 부러움을 샀는데, 이제는 상황이 바뀐 것 같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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