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한국은행. 30대에 결혼과 출산을 거치며 노동시장 참여를 포기한 여성들이 많은 한국과 일본은 연령대별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그래프가 M자형이다.
30대 후반의 ‘경단녀’(경력단절여성)가 많은 영향으로, 한국의 경제활동참가율 남녀 간 격차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18일 한국은행이 낸 ‘주요국의 여성경제활동 참여 증가 배경 및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1991~2016년 오이시디 회원국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57%에서 63.6%로 꾸준히 올랐고 같은 기간 경제활동참가율 남녀격차도 25.5%포인트에서 16.4%포인트로 줄었다. 보고서는 “서비스업 비중과 시간제 일자리 증가 등 경제 및 노동시장 구조 변화, 보육지원 등 일·가정 양립 정책, 여성의 고위직 진출과 임금 격차 완화 등 양성평등 강화가 그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의 남녀 경제활동참가율 격차는 2016년 기준 20.5%포인트다. 이는 터키(41.4%포인트)와 멕시코(34.9%포인트), 칠레(21.2%)에 이어 오이시디 회원국 가운데 네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한국은 30대 후반에서 성별 격차가 36.3%포인트로 크게 벌어지면서 전반적인 격차를 키운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비슷하게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그래프가 엠(M)자 곡선의 형태를 띠는 일본은 17.2%포인트였다.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을 나라별로 보면 1991~2016년 동안에 스페인(+27.3%p)·네덜란드(+20.5%p)·그리스(+20.3%p)가 큰폭으로 뛰었고, 절대 수준은 아이슬란드(86.2%)·스웨덴(80.2%)·스위스(79.5%)·독일(73.6%) 등의 차례로 높았다.
스페인은 성별 차별금지 헌법 명시(1978년)와 성별 차별 해고금지(1999년), 5살 이하 자녀 둔 근로자 유연근무제 도입(2007년) 등 제도 개선이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으로 이어졌고, 아이슬란드는 장관과 기업 임원 40% 여성 할당제와 올해 세계 최초로 도입된 25인 이상 기업 등 대상 남녀 동일노동·동일임금 인증제 시행 등이 시선을 끌었다.
보고서는 “오이시디는 최근 우리나라가 육아휴직 등 일·가정 양립 제도를 정비해나가고 있으나 장시간 근로, 출산 여성에 대한 불이익 등 관행으로 정책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했다”며 “향후 보육지원 제도 확충 및 육아휴직 활용 제고, 양성평등 문화의 확산 노력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여 여성 노동시장의 양적·질적 성장을 도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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