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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이동걸 산은 회장 “한국지엠 지원 ‘일자리 유지’ 가성비에 달렸다”

등록 2018-03-21 17:59수정 2018-03-21 20:53

GM·금호타이어 등 현안 인터뷰
“산은 현재 역할은 재정자금 대신하는 정책은행
미 GM의 장기계획 평가해 가성비 판단
실사 순항시 4월말 800억원 브릿지론 줄 것”
금타 30일 시한까지 합의불발 땐
“더블스타 떠나고 법정관리외 선택지 없어”
이동걸 케이디비(KDB) 산업은행 회장
이동걸 케이디비(KDB) 산업은행 회장
“한국지엠이 직접 고용한 인원이 1만5천~2만명, (협력업체 등) 간접고용까지 합치면 15만명에서 30만명까지 된다. 15년 전에 (산업은행이) 2000억원 들여서 (대우차 관련) 30만개 일자리 유지했다면, 가성비가 정말 낮았나? 앞으로 (한국지엠에) 5000억원 들여서 일자리 10만개를 5년이라도 유지한다면 그게 나쁜 장사인가?”

이동걸 케이디비(KDB)산업은행 회장은 20일 서울 여의도 사옥에서 <한겨레>와 만나 “(정부도) 일자리를 지키려고 (재정을) 몇조원씩 쓴다”면서, 산은도 “정책 효율성”을 살펴야 할 위치에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현재 산은 역할을 ‘일자리 유지’ ‘고용 창출’이란 사회적 가성비를 고민하는 “폴리시 브랜치”(정책당국)로 규정했다. 수익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뱅커”(민간 은행가) 관점에선 하지 않아야 할 일들을 해왔고, 앞으로도 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 회장은 ‘사회적 가성비’를 판단할 토대가 될 ‘한국지엠 장기발전 방안’이 어느 수준이어야 하며, 이런 방안을 도출했을 때 실행 구속력을 높일 방법에 대해선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이 회장은 “(미 지엠에) ‘롱텀 바이어블 플랜’(장기 독자생존 계획)을 내놓으라고 명확히 말했다”면서 “그걸 평가해서 우리가 (지원에) 들어가겠다. 재정자금 대신 들어가는 ‘폴리시 브랜치’로서 (산은이) 손실을 입더라도 가성비를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가 얼마의 기간을 의미하냐고 묻자 “사실 우리는 최소한 10년은 됐으면 좋겠다”면서도 “이는 우리의 희망사항으로, 우리가 한국지엠을 매력 있는 기업으로 바꿀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요구하는 장기계획이 ‘신차 배정’ 정도냐는 질문엔 “모르겠다. 우리도 고민이다”라고 언급했다. 이어 2010년 미 지엠과 합의한 장기 발전방안이 실행되지 못했던 전례에 대해선 “(이번에도 구속력을) 보장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향후 두달간 실사에 대해선 자금지원이 실사 만족도에 연계돼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회장은 “과거보다는 자료를 많이 받는데 우리 쪽에선 조금 미진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엠 본사의 배리 엥글 사장이) 긴급자금의 17%(산은 지분 비율)를 브릿지론을 해달라고 요청했다”면서 “실사에 흔쾌히 협조하겠다는 전제 아래서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지엠에 4월25일께 4억5천만달러(약 4800억원) 자금 소요가 발생하는데, 그때는 실사 윤곽이 나올 테니 실사가 충분히 성공했다는 판단이 들면 이 자금의 17%(약 800억원)를 대출해주기로 합의했다는 얘기다. 그는 “(브릿지론 실행 방침을) 지난 14일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에게 구두로 통보하고 엥글 사장에게 이메일도 보냈다”면서 “이메일 말미에 신차 배정 좀 빨리해주면 좋겠다는 얘기도 덧붙였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중점 실사할 높은 원가율 문제와 관련해선 “진짜 확인하기 어려운 게 글로벌 전략하고 관련된 이전가격 문제”라고 말했다. 이전가격이란 외국 본사와 국내 법인 사이에 오가는 부품·용역 등에 적용되는 가격으로 상당수 다국적 기업들이 이를 통해 이익을 조작하거나 세금을 회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원가율 중에서 이자비용, 관리비용, 기술비용은 향후 통제가 가능하다고 보았다. 특히 이자비용은 한국지엠이 “빚이 없는 회사”가 될 것으로, 큰 문제가 없다고 보았다. 정부와 산은은 한국지엠이 그간 경영부실 등으로 미 본사에 진 빚(올드머니)은 전액 출자전환으로 돌려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고 향후 미 지엠과 산은이 지분 비율대로 투입할 신규자금(뉴머니)에 대해선 지엠 쪽이 대출보다 유상증자를 원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중국계 더블스타에 재매각하고 신규자금을 추가 대출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일자리 가성비’를 강조했다. 그는 “(신규 대출로) 2000억원을 추가해서 (협력사 포함) 1만개, (지역사회) 자영업자까지 하면 2만~3만개 (일자리를) 3년만 그렇게 지켜도 가성비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12월초 정부가 새로운 구조조정 방향을 발표하면서 구조조정에서 일자리와 지역경제를 고려하겠다고 한 맥락과 맞닿아 있다. 하지만 이 때문에 채권단·주주·노조·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 간 ‘고통분담’이 본질인 구조조정에서 시간지연 등 조정비용이 더 들고 혈세에 기댄 무임승차 기대가 커지는 등 잘못된 신호를 양산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지점이기도 하다. 다만 이 회장은 이런 지적에 대해 “언론에서 구조조정 올스톱이다 하는데 그건 아니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어느 선에서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호타이어 노조가 최종 시한인 30일까지 더블스타 매각을 수용하는 등 자구안 합의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더블스타는 떠나게 될 것이라며, “나는 (법정관리 외에) 선택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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