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서울 종로구 케이뱅크 사옥 내 케이뱅크 출범 1돌을 기념하는 포스터들이 줄지어 붙어 있다. 사진 정세라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1호인 케이뱅크가 3일 출범 한돌을 맞아 1년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2.2%에서 2.4%로 한 단계 올렸다. 우대조건을 붙이지 않은 예금상품의 기본금리 2.4%는 시중은행권에선 최고 수준으로, 경쟁사인 카카오뱅크는 아직 연 2.2%다.
3일 오전 심성훈 케이뱅크 행장은 기자간담회를 열어 “4월 안에 간편국외송금서비스를 경쟁사와 비슷한 최저수준 수수료(5천원 정도)로 출시하고, 5월 말에 증자를 마치면 2분기 안에 비대면 아파트담보대출도 선보일 것”이라며 예금금리 인상과 포트폴리오 다양화를 통해 공격적인 영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케이뱅크는 1500억원 이상 규모로 잡은 증자 일정이 5월 말로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케이뱅크는 이번에 대출금리는 올리지 않고 예금금리만 평균 0.2%포인트가량 인상했다고 밝혔다. 월급 이체와 체크카드 이용 실적 두가지를 요구하는 주거래 우대 정기예금은 0.25%포인트 올린 연 2.6% 금리를, 수시입출금 통장은 0.2%포인트 올린 연 1.5% 금리를 주기로 했다. 1년만기 적금도 코드케이 적금과 플러스케이 적금 금리를 각각 0.15%포인트 올려 연 2.55%와 연 2.75%를 적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카카오뱅크 쪽은 “우리는 현재 예금금리 조정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증자 문제를 현안으로 안고 있다. 통신업체인 케이티가 주요 주주로 경영 운전대를 잡고 있는 케이뱅크는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소유를 제한하는 ‘은산분리 규제’ 아래 현 지분구조상 증자가 쉽지 않은 한계를 번번이 표출하고 있다. 실제 금융자본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최대 주주인 카카오뱅크는 일찌감치 안정적 증자를 마친 것과 달리 20개 주주사의 지분관계가 뒤얽힌 케이뱅크는 지난해 연말 또는 올해 연초로 잡았던 추가 증자 일정이 올해 1분기로 순연됐다가, 다시 2분기 중인 5월 말로 재조정됐다. 이에 대해 심 행장은 “(산업자본인) 주요 주주가 지분을 편하게 늘리지 못하는 부분도 있고, 20개 주주사의 자금 사정이 다르다 보니 협의가 지연된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3일 케이뱅크 심성훈 행장이 출범 1돌을 기념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케이뱅크 제공
케이뱅크를 필두로 출범 1돌을 맞은 인터넷전문은행의 실적은 여수신 규모와 고객 수 등 외형은 기대를 넘어섰으나, 상당기간 적자가 예상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연말 기준으로 837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고, 카카오뱅크는 104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인건비와 아이티 설비 등 초기 투자비용은 컸지만, 여수신 규모는 손익분기점을 달성하기엔 아직 작은 수준인 까닭이다. 케이뱅크는 3월 말 현재 고객 수 71만명, 수신 1조2900억원, 여신 1조300억원 규모를 달성했다. 심 행장은 “지난해 말엔 적자를 냈지만 2022년께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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