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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삼성증권 초유의 배당사고 … 유령주식으로 풀린 500만주

등록 2018-04-06 20:18수정 2018-04-06 21:39

6일 우리사주 배당금을 주식으로 지급
삼성증권 “담당 직원의 입력 실수”
장중 한때 삼성증권 주가 11%나 급락
금감원 경위 파악 착수·검사 실시 검토
삼성증권에서 직원의 입력 실수로 우리사주에 대한 배당금을 현금이 아닌 주식으로 지급하는 초유의 배당사고가 발생했다. 삼성증권 직원들이 잘못 들어온 자사 주식을 내다 팔아 ‘도덕적 해이’ 논란이 불거진데다, “급락세에 주식을 팔아 피해를 봤다”는 일반 투자자의 반발도 거세다. 금융감독원은 이번 배당사고의 경위 파악과 삼성증권의 투자자 피해 구제 계획의 적정성을 살펴본 뒤, 검사 실시를 검토할 방침이다. 6일 삼성증권은 우리사주에 대해 주당 1000원이 아닌 주당 1000주(3980만원 상당)를 배정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담당 직원의 입력 실수에 의한 사고였다. 삼성증권 우리사주는 지난해 말 기준 283만1620주로 지분율은 3.17%다. 1원당 1주로 계산하면 28억3160만주가 직원들에게 지급된 것이다. 전날 삼성증권 종가 기준(3만9800원)으로 계산하면 무려 112조6977억원어치다.

삼성증권은 상황이 파악된 대로 잘못 입력됐던 주식 입고 수량을 즉시 정상화했지만, 주식을 잘못 배당받은 20명 가까이 되는 직원들이 매물을 쏟아내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삼성증권 주식은 전날보다 11.68% 급락한 3만5150원까지 떨어지면서, 한국거래소가 삼성증권에 대해 일시적으로 거래를 제한하는 변동성 완화장치(VI)를 발동하기도 했다.

이날 직원들이 매도한 물량은 잘못 입력된 주식 수의 0.18%로 매도 수량은 501만2000주로 파악됐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팔았을 경우 삼성증권 직원이 매도한 물량은 2000억원에 육박한다. 삼성증권의 발행주식총수는 893만주인데,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500만주가량이 공매도처럼 ‘유령 주식’으로 시장에 추가로 풀린 셈이다.

삼성증권은 이날 장이 마감된 뒤 “매도된 501만2000주는 시장에서 매수하거나 일부 대차(빌려서 거래)하는 방식으로 전량 확보해 정상화했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주식을 매도한 직원 개인이 시장에서 주식을 매수하기도 했고, 개인이 매수하기 어려운 물량은 회사에 위임해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개장한 뒤 직원들의 ‘매물 폭탄’으로 삼성전자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하자, 일부 개미투자자들은 손절매에 나서며 피해를 봤다. 삼성증권 인터넷 종목토론실에서 누리꾼들은 “회사 망하는 줄 알고 주식 팔았는데 내 돈은 누가 보상하느냐”, “손해 본 주주나 급락 시 매도해서 손해 본 투자자들을 모아 주주운동과 손해배상 소송을 해야 한다”는 등의 불만을 쏟아냈다. 금융감독원은 “피해를 본 투자자들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소송 등 불필요한 과정 없이 피해보상이 신속하게 이루어지도록 삼성증권에 요청했다”며 “이번 사고의 원인 파악, 사후 수습, 도덕적 해이 등 처리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검사 실시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진국 금감원 금융투자검사국 부국장은 “삼성증권의 시스템 결함이 확인될 경우, 내부 통제에 실패한 경영진 과실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무차입 공매도’(주식을 보유하지 않고 매도)가 법률적으로 금지돼 있고, 시스템적으로 실행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해왔는데 삼성증권 사태를 통해 결함이 드러났다”며 “다른 증권사도 같은 문제가 나타날 소지가 있어 이번 기회에 철저히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수지 김경락 기자 suj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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