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비(KB)국민은행이 고정금리 상품군으로 분류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오는 23일부터 정책적으로 0.15%포인트 내린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금리상승기에 변동금리형과 고정금리형 상품 사이에 금리 격차가 커지면서 고정금리형 상품 판매가 위축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 금융위원회도 고정금리 대출 비중 목표치를 높이는 등 가계부채 구조개선 고삐를 다시 틀어쥐기로 했다.
이날 5대 은행 금리 자료를 종합하면,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에 연동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국민 3.36~4.56%, 케이이비(KEB)하나 3.036~4.236%, 신한 3.17~4.52%, 우리 3.22~4.22%, 엔에치(NH)농협 2.95~4.57%로 공시됐다. 금융채에 이중으로 연동되는 하나은행을 빼곤 전날 코픽스 상승분 만큼인 0.05%포인트 오른 수치다. 이 금리는 다음달 중순 새 코픽스가 발표되기까지 한달간 적용된다.
현재 5년간 고정금리가 유지되다가 5년 뒤 변동금리로 전환하는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은 날마다 변동하는 금융채 금리에 연동돼 있다. 은행에 따라 일간이나 주간으로 금리가 변동하는데, 이날 현재 국민 3.67~4.87%, 하나 3.381~4.581%, 신한 3.65~4.76%, 우리 3.60~4.60%, 농협 3.52~4.86% 수준이다. 이는 같은 은행들이 취급하는 변동금리형 상품보다 금리가 0.31~0.57%포인트 더 높다. 이러다 보니 일반 소비자들이 추후 금리상승 위험을 고려해 고정금리형을 선택하려고 해도 선뜻 손이 가기 어렵다는 얘기가 나온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고정금리형 대출 금리가 변동금리형보다 0.4~0.5%포인트 이상 높았다”며 “23일 이후 고정금리 상품군인 혼합형 주택담보대출의 가산금리를 0.15%포인트 끌어내릴 경우 고객 선택의 다양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위는 지난 16일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고정금리 비중 목표치를 지난해 45%에서 올해 47.5%로 상향조정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