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 오름세 속에 지난달 예금은행의 가계 신규 집단대출과 일반신용대출 금리가 0.1%포인트 이상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30일 내놓은 ‘2018년 3월중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2월 연 1.8%에서 3월 1.85%로 0.05%포인트 오르고, 대출금리는 3.66%에서 3.67%로 0.01%포인트 낮아졌다. 부문별 대출금리는 우량 중소기업 대출이 늘면서 기업대출 금리가 0.03%포인트(3.69%→3.66%) 낮아졌지만, 가계대출은 되레 0.04%포인트(3.65%→3.65%) 올랐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3.46%에서 3.45%로 0.1%포인트 하락했는데, 집단대출은 0.1%포인트(3.44%→3.54%), 신용대출은 0.14%포인트(4.34%→4.48%)나 급등했다.
한은 금융통계팀 최영엽 부국장은 “은행채(AAA) 5년물 금리가 2.75%에서 2.71%로 0.04%포인트 낮아지며 주택담보대출은 조달금리가 낮아졌지만, 집단대출이나 일반신용대출은 은행채 단기물 3개월짜리가 0.03%포인트(1.61%→1.64%), 6개월짜리가 0.06%포인트(1.72%→1.78%)씩 오르면서 조달금리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금리 오름세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 속에서 은행채 장·단기 금리의 상반된 흐름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떨어뜨렸지만, 집단대출·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위로 밀어 올렸다는 얘기다.
한편, 잔액기준으로는 총수신금리가 1.23%에서 1.24%로 0.01%포인트 오르고 총대출금리는 3.56%에서 3.59%로 0.03%포인트 오르면서, 총대출-총수신 금리차가 2.35%포인트까지 벌어졌다. 2014년11월(2.36%포인트) 이후 최대폭이다. 금리하강기 때 줄어든 예대금리차가 금리상승기를 맞아 다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과 가계의 잔액기준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각각 31%, 32.1%로 각각 2012년3월(30.7%), 2016년2월(31.9%)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고정금리 비중이 낮을수록 돈을 빌린 기업이나 가계는 급격한 금리변동 때 그만큼 큰 위험에 노출된다.
비은행금융기관 가운데서는 상호저축은행 대출금리가 0.42%포인트(10.83%→10.41%) 하락한 게 눈에 띄었다. 최 부국장은 “고금리 신용대출이 가계대출을 중심으로 축소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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