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출근길을 재촉하는 시민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신용카드 사용내역을 빅데이터로 분석한 결과, 젊을수록 직장에서 일찍 퇴근해 자기계발에 투자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씨(BC)카드는 지난해 9월~올해 3월(30주) 사이 교통카드로 일정 횟수 이상 버스와 지하철을 이용한 30~50대 고객 21만명의 카드 사용내역을 분석한 결과를 3일 내놨다. 분석 결과를 보면, 저녁 6시대(18:00~18:59) 대중교통에 탑승한 ‘칼퇴족’이 전체의 48.1%였고, 저녁 8~9시대(20:00~21:59)에 탑승한 ‘야근족’이 30.2%, 중간인 7시대(19:00~19:59) 탑승자가 21.7%를 차지했다. 요일별로는 가정의 날인 수요일(49.3%)과 주말을 앞둔 금요일(50.7%)에 칼퇴하는 비중이 높았다.
자료: BC카드(※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연령대별 차이도 컸다. 30대는 칼퇴족이 42.8%로 야근족(35.3%)보다 많았지만, 50대는 야근족(32.1%)이 칼퇴족(25.6%)보다 많았다. 40대는 칼퇴족과 야근족이 각각 31.6%와 32.5%로 엇비슷했다. 회사 쪽은 “직장인 연령대 낮아질수록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라밸 중시 경향이 강해진다”고 해석했다.
칼퇴족이냐, 야근족이냐에 따라 소비패턴도 차이가 났다. 점심시간대를 제외한 시간대별 카드 매출은 칼퇴족의 경우 저녁 7시대(10.4%)와 6시대(8.2%)에 가장 많았는데, 야근족은 저녁 8시대(7.7%)와 9시대(7.6%) 비중이 가장 높았다. 특히 인터넷 업종의 퇴근 뒤(하차 뒤~23:59) 매출은 칼퇴족은 59.7%를 차지했는데 야근족은 그 비중이 45.7%로 10%포인트 이상 낮았다. 반면에 출근 전~출근 중(00:00~하차 뒤) 매출 비중은 야근족이 47.8%로 칼퇴족(36.3%)을 압도했다. 야근하느라 시간에 쫓겨 새벽시간대나 출근 중에 소비를 하는 경우가 많은 셈이다.
자료: BC카드(※ 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퇴근 뒤(18:00~23.59) 카드를 사용한 업종을 보면, 칼퇴족(17.9%)과 야근족(21.2%) 모두 일반한식점이 가장 비중이 높았다. 다만 칼퇴족은 백화점(칼퇴족 3.15%-야근족 2.55%)과 보습학원(1.65%-1.08%) 사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야근족은 편의점(5.69%-6.82%)과 주점(2.13-2.58%)에서 상대적으로 카드를 많이 긁었다. 또 칼퇴족은 슈퍼마켓 이용 비중이 6.7%로 편의점(5%)보다 높았으나, 야근족은 편의점(5.7%)을 수퍼마켓(5.6%)보다 자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