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월 경상수지가 51억8천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2012년 3월 이후 73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반도체 시장 호황과 글로벌 제조업 경기 호조 속에서 상품수지 흑자폭은 100억달러에 육박했지만, 여행수지 적자 흐름이 지속하는 데다 외국인 직접투자 배당금 지급액이 사상 최대에 이르러 전체 경상수지 흑자폭은 50억달러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이 4일 내놓은 ‘2018년 3월 국제수지(잠정)’를 보면, 3월 경상수지는 51억8천만달러 흑자를 봤다. 지난해 같은 기간 57억2천만달러에 비해서는 10% 이상 감소했지만, 전달(39억6천만달러)보다는 20% 이상 늘었다. 1분기 전체적으로는 118억3천만달러 흑자였다.
반도체 호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품수지는 98억8천만달러 흑자를 올렸다. 전년도 같은 기간(93억6천만달러)보다 10%가량 많은 수치다. 수출은 전년도 같은 기간보다 5.2% 늘어난 527억8천만달러, 수입은 5.1% 늘어난 429억달러였다.
서비스수지는 22억5천만달러 적자로, 전년도 같은 기간(31억1천만달러), 전달(26억6천만달러)보다 적자폭을 줄였다. 연구개발서비스, 전문·경영컨설팅서비스, 건축·엔지니어링서비스 등으로 구성된 기타사업서비스 적자가 6억7천만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10억1천만달러 적자)보다 30%가량 감소한 영향이 컸다. 지난해 ‘사드 보복’ 이후 이어지고 있는 여행수지 적자는 13억1천만달러로, 전년도 같은 기간(13억5천만달러 적자), 전달(14억1천만달러 적자)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한은은 “3월 중국인 입국자 수가 40만3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1.8% 늘었다. 지난해 2월 이후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한 것인데, (내국인의) 해외여행 수요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3월 출국자 수는 225만3천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4만1천명)보다 16.1% 증가했다.
급료와 임금, 배당·이자 소득으로 구성된 본원소득수지는 15억8천만달러 적자로, 전년도 같은 기간(5억2천만달러 적자)보다 적자폭이 세배나 늘었다. 주식시장 호조 속에서 외국인 직접투자(외국계 기업) 배당금 지급액이 사상 최대인 28억5천만달러까지 늘었기 때문이다. 기존 외국인 직접투자 배당금 지급액 최고치는 2017년 4년 26억6천만달러다.
금융계정은 42억2천만달러 순자산 증가를 기록했다. 직접투자의 경우 내국인 해외투자가 28억달러, 외국인 국내투자가 12억8천만달러 늘었다. 증권투자도 내국인 해외투자가 58억2천만달러 증가했고, 외국인 국내투자도 56억2천만달러 늘었다. 이순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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