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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금감원장에 윤석헌 교수…“재벌, 늑대 피하려다 호랑이 만나”

등록 2018-05-04 17:28수정 2018-05-05 12:06

금융·경제학계 손꼽히는 원로학자
전문성·개혁성 두루 갖춰

평소 금융감독체계 개편 역설
“금융산업 낙후, 재벌 때문” 인식
현 정부 금융혁신위원장 맡기도
장하성 전 정책실장과도 깊은 인연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 <한겨레> 자료사진
윤석헌 신임 금융감독원장. <한겨레> 자료사진
“급변하는 금융 환경에 대응해 금융감독 분야의 혁신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갈 적임자로 평가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4일 윤석헌(70) 서울대 경영대 객원교수를 신임 금융감독원장으로 임명 제청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금융위원장의 임명 제청을 받아, 윤 교수를 금감원장에 임명했다. 최 위원장은 중도 낙마한 최흥식·김기식 전 원장을 임명 제청할 때 언급한 ‘금융 전문성’과 ‘개혁성’은 이번에 거론하지 않았다.

이는 윤석헌 금감원장이 이견이 나오기 어려울 정도로 금융 분야 전문성과 개혁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는 인식이 금융권 안팎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기식 전 원장 임명 당시 청와대가 금융 전문성을 갖춘 인사라는 평가를 내놨다가 “국회의원 한 번 하면 전문성을 갖출 수 있는 것이냐”는 불만이 나오던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는 얘기다.

실제로 신임 윤 원장은 국내 금융·경제학계에서 손꼽히는 원로 학자로 꾸준히 금융정책과 집행 등에서 목소리를 내왔다.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국은행에서 7년간 근무한 뒤 유학길에 올라 미국 노스웨스턴대에서 경영학(재무관리)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한국금융연구원에서 5년간 재직한 뒤 한림대·숭실대·서울대 등에서 교편을 잡았다. 한국재무학회장(2002년)에 이어 한국금융학회장(2005~2006년), 국민경제자문위원회 위원(2010~2011년) 등을 맡은 바 있다. 이런 그의 이력은 진보·보수의 진영 논리를 넘어 학계에서 인정받는 학자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 원장은 개혁성향도 강한 편이다. 그동안 금융정책과 감독기능을 분리하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해왔으며, 은산분리 완화 정책 등에 대해서도 비판적 목소리를 높여왔다. 또 한국 금융산업이 낙후한 원인이 재벌그룹에 있다는 인식을 토대로 재벌개혁 필요성도 거듭 강조해왔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금융판 적폐청산 기구인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것도 이런 개혁성을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금융행정혁신위는 지난해 12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 등 금융개혁 과제를 최종구 금융위원장에게 권고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윤 원장을 언급하며, “재벌과 관료들은 늑대(김기식 전 원장)를 피하려다 호랑이(윤 원장)를 만나게 됐다”고 일갈했다.

윤 원장과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과의 인연도 눈길을 끈다. 윤 원장과 장 실장은 경기고 선후배 사이로, 전공이 재무관리로 같은데다 각기 한국금융학회장을 맡은 공통된 이력도 있다. 재벌개혁과 금융개혁을 현 정부의 핵심 과제로 여기고 있는 장 실장과 호흡이 잘 맞을 것으로 보는 이들이 적잖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두 사람이 서로 존중하며 금융개혁을 실천해가는 파트너십을 보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 원장은 취임 직후부터 재벌그룹 관련 이슈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우선 삼성증권 대규모 배당 사고에 대한 금감원의 검사 결과가 다음주 중 발표된다. 삼성증권과 이 회사 경영진·직원에 대한 제재 수위가 윤 원장의 손에서 상당 부분 갈음된다는 뜻이다. 금감원이 잠정 결론을 지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의적 회계 분식에 대한 최종 결정도 금융위와 함께 손발을 맞춰야 하는 사안이다. 금융위는 혐의 확정을 위한 임시 감리위원회를 조만간 열 방침이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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