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분기 주택시장이 양도소득세 중과가 시행된 4월을 기점으로 거래량 급감이 예상되며, 하반기 이후 본격화할 보유세 개편 논의는 ‘종합부동산세 현실화’에 방점이 찍히겠지만 향후 주택시장 추이를 반영해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종부세 개편 방향으론 과세표준을 산정할 때 쓰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현행보다 올리는 게 가장 간편하지만, 실제 세 부담 증가폭이 미미해 과세표준 산정방식과 주택 가격평가체계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2일 주택금융공사 산하 주택금융연구원이 최근 펴낸 ‘주택시장 2018년 1분기 분석-최후의 카드 보유세 개편의 전망과 과제’ 보고서를 보면, 3월말 기준 누적 매매가격 변동률은 서울은 2.37%가 올랐으나, 전북·부산·경북·경남·충북·충남·울산 등은 모두 떨어졌다. 전국적으론 0.46%가 올랐다. 또 4월 이후 청약조정지역 내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데다 가계대출 규제인 신디티아이(DTI)와 디에스아르(DSR) 영향력이 4월 이후 누적적으로 더 커지면서 4월을 기점으로 거래량 급감 등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게다가 올해 1분기 아파트 입주물량은 10년 내 최대치이고, 이런 공급과잉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는 정부의 보유세 개편이 재산세와 종부세 가운데 후자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내다봤다. 정부는 지난해 출범 직후인 6월부터 수요규제·부채관리·공급확대 등 주택시장 안정화 카드 대부분을 빼들었고 보유세 개편 카드만 남겨두고 있다. 다만 종부세 개편엔 정치적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오는 6월 지방선거가 마무리 된 이후에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래서 9월 정기국회 입안과 논의를 거쳐 실제 시행은 2019년께 가능해질 것이란 시나리오다. 또 종부세 개편이 겨냥하는 목표엔 주택시장 안정화를 통한 주거안정이 들어 있기 때문에 2분기 이후 주택시장 향배도 주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종부세 개편 시나리오로는 과표구간 조정, 공시가격 체계 개편, 공정시장가액 비율 조정 등이 주요 방안으로 꼽힌다. 먼저 과세표준 구간별 세율 인상은 여야 합의를 통한 법개정이 필요해 넘어야 할 산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공시가격 체계는 아파트 등은 공시가격의 실거래가 반영률이 60~70%이지만 단독주택은 40~50% 수준으로 주택 유형별 형평성이 떨어지는 등 문제를 예전부터 안고 있다. 하지만 이를 조정할 경우 재산세나 사회보험료 등의 조정 등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데다 시장에서 단독주택 선호도가 더 떨어질 수 있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이에 정부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시행할 수 있는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현행 80%보다 높은 90~100%로 높이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은 과세표준을 산출할 때 총재산가액에 곱하는 비율로, 주택가격 상승 때 급격하게 세부담이 오르는 것을 방지하는 장치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는 도입이 간편한 반면, 실질적 세 부담 증가폭이 그리 크지 않아 정책 영향력이 적은 편이다. 예컨대 공시가격 합산이 20억원 상당의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는 현행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적용했을 때 421만원의 종부세를 내지만, 이를 100%로 상향해도 종부세는 614만원으로 193만원 정도만 늘어난다.
보고서는 “보유세 개편의 방향은 근본적인 과세표준과 가격체계 문제의 해결이 필요하다”며 “주택 가격체계가 주택유형에 따라 달라지는 등 과세표준이 비합리적인 문제 등을 고민해야 하고, 주택시장이 4월 기점으로 큰 변화가 예상되므로 시장추이도 분석해야 한다”고 짚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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