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외이사 선임 절차에 지주회장 불참
하나금융·KB금융은 이미 개정
연초 금융당국 셀프연임 논란 규정들 정리 끝나
신한금융지주가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연임 논란’을 빚었던 지배구조 내부규정을 개정했다. 사외이사 선임 절차에서 지주 회장의 입김을 줄이고, 이사회 사무국 직원들에 대한 성과평가도 사외이사 손에 맡기기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 케이비(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지주 회장 연임 과정에서 지주 회장이 사외이사를 뽑고 사외이사가 다시 지주 회장을 뽑는다는 ‘셀프 연임’ ‘회전문 인사’ 논란이 불거졌던 데 따른 것이다.
24일 신한금융지주 지배구조 내부 규범 개정 공시를 보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구성과 업무’에 관한 13조 1항을 개정해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 지주 회장이 당연직으로 들어가던 조항을 삭제했다. 이에 따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는 3인 이상 5인 이내의 이사로 구성하며, 위원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정하기로 했다. 이는 사외이사 선임 과정에서 현직 회장을 배제해 연초 금융당국이 제기한 셀프연임 문제를 해소하려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또 11조 4~6항을 개정해 이사회 운영을 통상적으로 지원하는 이사회 사무국 직원에 대한 업무성과 평가를 사외이사들이 맡도록 했다. 이사회 운영 전반에 대한 지주 회장의 입김을 줄여 독립성을 강화하는 차원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회장이 직접 차기 회장을 선정하는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에 참석하거나 사추위 등 사외이사 선임절차에 참여해 자신에게 우호적인 인사로 사외이사를 채우고 이들이 다시 회장 연임에 우호적 평가를 하는 것을 문제로 지적했다. 이에 논란의 당사자였던 하나금융은 지난해 12월 회추위를 사외이사 전원으로 구성하도록 하되 현직 지주 회장이 연임 의사가 없을 때만 회추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했다. 지난 2월엔 사추위에서도 지주 회장을 배제했다. 케이비(KB)금융도 2월에 비슷하게 내부규범을 바꿨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 신한금융 등 금융지주들의 지배구조 검사를 시행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