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45곳 정비업체 등 적발
건당 24만원씩 4135건 보험금 타내
유리막코팅 없던 사고차량 보험처리 시공
서해안 고속도로를 자동차들이 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감독원이 자동차 사고 뒤 ‘공짜 유리막코팅’ 시공에 혹했다가 보험사기범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금감원은 10일 자동차 정비업체들이 차량의 흠집이나 부식, 오염 등을 방지하기 위해 자동차 표면에 유리 성질의 코팅제를 바르는 시공을 공짜로 해준다고 사고차량 차주를 유인해서 자동차 보험금을 타내는 행태를 45개 업체에서 4135건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2015년 1월~2017년 7월 기간을 대상으로 이뤄진 이번 기획조사에서 적발된 허위 수령 보험금은 10억원 정도였다. 업체당 91.8건의 유리막코팅 시공 허위 청구를 했는데, 건당 24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이들 업체는 사고차량이 애초 유리막코팅 시공을 하지 않은 차인데도 사고 수리에 들어갈 때 허위 시공일자를 기재한 품질보증서를 발급하거나 동일한 품질보증서를 여러 차량에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수법으로 보험금을 타냈다. 차주에겐 별도의 시공료를 받지 않은 채 새로 유리막코팅을 해주고 보험료를 타서 해당 비용을 충당하는 방식이다. 현재 유리막코팅제는 제품별로 고유한 일련번호가 존재하기 때문에 품질보증서에 기재된 이 번호와 시공일자를 통해 위변조 여부나 보증기간 확인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런 품질보증서 양식이 규격화돼 있지 않다 보니 위변조나 허위발급이 어렵지 않고 보험사도 지급 심사 때 개별 보증서의 진위 여부를 일일이 따지기가 쉽지 않다.
금감원은 “유리막코팅 공짜 시공이나 금전적 이익을 제공하겠다는 정비업체 말을 듣고 보험금을 타낼 경우 보험사기방지특별법에 근거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유의해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이번에 적발된 업체 45곳을 보험사기 혐의로 수사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