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초로 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은행은 4일 “6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한달 전보다 13억달러 늘어난 4003억달러로 집계돼, 사상 최초로 4000억달러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외환위기 극복 뒤인 2001년 9월 1000억달러를 넘어섰고, 4년 뒤인 2005년 2월 200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후 6년 만인 2011년 4월 3000억달러를 넘어섰는데, 이번엔 7년 만에 4000억달러를 돌파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처음으로 4천억달러대를 돌파한 4일 서울 중구 케이이비하나은행에서 직원이 달러를 정리하고 있다.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는 4일 지난달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천3억달러로 한 달 전보다 13억2천만달러 늘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구성은 채권(국채·정부기관채·회사채 등)과 자산유동화증권 등 유가증권이 91.9%(3679억1)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통화별로는 달러화 비중이 68%로 압도적이다. 외환보유액이 늘면서 1997년 말 286%, 2008년 말 74%에 달했던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중은 3월 말 현재 30.4%로 떨어졌다. 그만큼 자금유출이나 외환위기에 대한 방어막이 튼튼해진 셈이다.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2013년 이후 연평균 800억~900억달러 수준 흑자를 기록했지만, 외환보유액은 △2014년 말 3636억달러 △2015년 말 3680억달러 △2016년 말 3711억달러 △2017년 말 3893억달러 △2018년 5월 3990억달러로 더딘 증가세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한은 이승헌 국제국장은 “외환보유액은 국가 소유 외화 자산으로, 경상수지 흑자가 바로 외환보유액 증가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무역수지 흑자로) 최근 우리나라 대외자산이 크게 늘어났는데, 대부분 민간 부문의 대외자산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환과 관련해서도 민간부문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9위다. 5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3조1106억달러로 압도적 1위고, 일본(1조2545억달러), 스위스(8004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5066억달러) 순이다. 이어 타이완(4573억달러)과 러시아(4566억달러), 홍콩(4322억달러), 인도(4124억달러) 등이 우리나라와 함께 4000억달러대 외환보유액을 기록하고 있다.
이 국장은 “최근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비달러화 자산의 평가액이 줄어들고 있지만 있지만, 운용수익이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외환보유액은 기조적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