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서울 세종대로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사진 한국은행 제공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9%로 낮췄다. 올초 30만명대로 내다봤던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도 10만명대로 낮춰잡았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뒤 기자간담회에서 “대내외 경제여건을 점검해본 결과,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9%로 조정하고 물가상승률 전망치는 1.6%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앞서 1월과 4월 경제전망 때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3%, 내년 2.9%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는데, 이번에 각각 2.9%와 2.8%로 0.1%포인트씩 낮춰잡은 것이다.
분야별로는 설비투자(2.9%→1.2%) 전망치가 가장 큰폭으로 낮아졌고, 지식생산물투자(2.9%→2.7%), 건설투자(-0.2%→-0.5%), 상품수출(3.6%→3.5%), 상품수입(3.2%→3%) 등 성장 전망치도 하향 조정됐다. 민간소비(2.7%)는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한은 정규일 부총재보는 “추경 등 상방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 일부 업종에서의 투자지연 등 하방리스크를 감안해 성장률을 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특히 “(미·중 무역분쟁이) 처음에는 그렇게 확대되지는 않을 것으로 봤는데, 날로 확대되고 있고 그 향방을 가늠하기 어렵다. (두 나라의 보복관세 부과 등) 그런 조치들이 실행에 옮겨진다면 우리 경제와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며 우려를 나타냈다.
자료: 한국은행(*그래픽을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성장 전망치는 낮춰잡았지만, 전반적인 경기 진단은 ‘꾸준한 성장세’, ‘견조한 회복세’에 맞춰졌다. 이 총재는 “2.9% 성장 또한 (2.8~2.9% 수준인) 잠재성장률에 부합하는 수준”이라고 여러차례 강조했다. 한은도 별도 배포한 자료를 통해 “금년 중 국내경제는 투자가 둔화되겠으나 수출이 양호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소비도 개선 흐름을 보이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한은의 2.9% 성장 전망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과 동일하다. 한국개발연구원은 지난 5월31일 ‘2018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며 올해 경제성장률을 2.9%, 내년 성장률은 2.7%로 전망했다. 민간기관인 엘지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성장 전망치를 2.8%로 제시한 바 있다.
한은은 올해 취업자수 증가폭 전망치는 18만명(상반기 14만명-하반기 21만명)으로 추산됐다. 1월 경제전망 때 증가폭을 30만명(상반기 28만명-하반기 33만명)으로 잡았다가 4월 전망 때 26만명(상반기 21만명-하반기 30만명)으로 낮췄는데, 이번에 또다시 대폭 하향 조정한 것이다. 이 총재는 급감한 취업자수 증가폭과 관련해 “인구구조 변화, 자본집약적 산업 위주의 성장구조, 낮은 서비스업 생산성 등 구조적 변화를 같이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1.6%로 유지했지만, 내년 전망치는 기존 2%에서 1.9%로 소폭 낮췄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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