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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 ‘훨훨’…부채비율도 급등

등록 2018-09-20 11:42수정 2018-09-20 18:14

한은 ‘자영업자 부채현황 및 건전성 분석’ 보고서
개인사업자 대출 비율 14년 21%→올해 2분기 30%로
부동산업이 대출 증가 주도…비은행권 고금리대출 늘어
“차주 분포·연체율 등 양호하지만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지난달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상공인ㆍ자영업자 지원대책 당정협의에 참석한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부터).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달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상공인ㆍ자영업자 지원대책 당정협의에 참석한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왼쪽부터).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최근 자영업자 부채가 빠르게 늘고 있는 데다 채무상환능력은 약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당국과 금융기관들의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는 20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 본관에서 금융안정상황 점검 회의를 개최한 뒤 배포한 자료에서 ‘자영업자 부채 현황 및 건전성’을 분석했다. 올해 2분기 말 현재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차주의 개인사업자 대출(3779조9천억원)과 가계대출(210조8천억원)을 더한 자영업자 대출 총액은 590조7천억원으로 2017년 말(549조2천억원)보다 41조5천억원이 늘어났다. 6개월 새 7.6%가 늘어난 셈이다. 전년동기 대비 증가율은 2014년 말 7.6%, 2015년 말 13.5%, 2016년 말 13.7%, 2017년 말 14.4%, 올해 2분기 말 15.6%로 지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자영업자 가운데 개인사업자 대출을 받은 이의 비율도 2014년 말 21.6%에서 올해 2분기 말 30%로 늘었다.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해부터 꺾였는데, 유독 자영업자 부채는 증가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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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의 ‘질’도 안좋아 지고 있다. 은행권 대출이 407조7천억원(69%)으로 비은행권보다 많았지만, 대출증가세는 비은행권이 앞섰다. 은행 대출은 전년동기 대비 2017년 9.7%, 올해 2분기 12.9% 늘었는데, 같은 기간 비은행권에서는 26.6%, 22.2% 증가했다. 비은행권에서도 상호금융 대출 비율이 2014년 말 66.9%에서 올해 2분기 말 72.6%로 확장세를 보였다.

업종별 대출 비중은 부동산업(임대업 등)이 40.9%를 차지했고, 도소매업(13.2%)과 음식·숙박업(8.8%), 제조업(7.9%) 등이 뒤를 이었다. 부동산업 대출은 2014년 이후 연평균 18.3%씩 증가해, 음식·숙박업(9.1%), 도소매업(6.3%), 제조업(2.6%) 등을 압도했다. 부동산 대출이 늘어난 이유는 수익률이 그만큼 높아 투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한은은 “아파트와 주택의 2008~17년 사이 10년 동안 누적 투자수익률은 각각 55.8%, 48.9%로 주식(코스피 30.1%)이나 은행 정기예금(1~2년, 36.3%) 등 다른 상품보다 높았다”고 설명했다. 주택담보대출 규제에 따른 풍선효과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의 자영업 창업 증가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한은은 분석했다. 2014년 말과 올해 2분기 말 연령대별 자영업자 대출 비중을 보면, 40대와 50대는 각각 29%→27.2%, 40.2%→37.3%로 줄고 60대 이상은 20.7%에서 24.2%로 늘었다. ‘부동산공화국’, ‘제조업 퇴조’, ‘고령화’ 등 현재 한국사회를 나타내는 주요 코드들이 자영업자 대출 현황에도 녹아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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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의 총자산 대비 총부채는 2013년 24%에서 지난해 27%로 높아졌고,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도 90%에서 110%로 뛰었다. 업종별로는 부동산업 종사 자영업자의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이 2013년 말 117%에서 지난해 말 181%로 급등했다. 상용근로자(128%)와 임시일용직(124%)과 격차도 더 벌어졌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부채규모(LTI)도 2013년 167%에서 지난해 말 189%로 높아졌다. 특히 부동산업의 부채비율이 257%에서 338%로 치솟았다. 자영업자의 소득 대비 원리금상환비율(DSR)도 같은 기간 32%에서 42%로 상승했다. 저축은행·카드사·대부업 등 고금리 가계대출을 보유한 자영업 차주의 대출규모도 2014년 말 12조원(사업자대출·가계대출 동시 보유 차주의 3.8%)에서 올해 2분기 말 21조3천억원(4.3%)으로 늘었다.

다만, 고소득(상위 30%), 고신용(1~3등급) 차주가 전체 대출의 75.1%, 72.8%로, 일반 가계대출의 고소득(64.1%), 고신용(69.7%) 차주 비율보다 높았다.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도 올해 2분기 말 0.29%로 중소법인대출(0.64%)보다는 상당히 낮았다. 일반 가계대출(0.25%)보다는 약간 높았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연체율이 0.5%로 가장 높았고, 도소매업(0.4%), 음식·숙박업(0.3%), 부동산(0.1%) 순이었다.

한은 변성식 금융안정총괄팀장은 “차주 분포나 연체율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자영업자의 대출 건전성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최근 대출이 빠르게 늘고 레버리지(부채) 비율도 지속해서 상승해 채무상환능력도 약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향후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때 채무상환 어려움이 커질 가능성이 있기에 금융기관들은 대출 건전성 관리 강화 등을 통한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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