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22개월 만에 2000선 아래로 떨어진 지난 29일 오후 서울 중구 케이이비(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시장과 생각이 다른 부분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외국인 매도다. 10월에 외국인이 주식을 대규모로 내다 팔자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순매도액 5조원이 시장을 뒤집어 놓을 정도의 규모일까? 5조원은 시가총액의 0.4%도 안 되는 금액이다. 2003년에 외국인이 석 달간 시가총액의 3%에 해당하는 주식을 사들인 적이 있다. 지금 금액으로 따지면 42조원에 해당한다. 주가는 외국인이 매수하는 동안 올랐다가 매수를 그만둔 후 한달 반 만에 제자리로 돌아왔다. 수급은 그 액수가 얼마든 상관없이 주가를 움직이는 근본 요인이 되지 못한다는 걸 보여줬다.
외국인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투자 변수는 우리 시장 전망과 선진국 특히 미국 주가 동향이다. 국내 시장 전망이 불투명하고 미국 시장이 하락하는 와중에 외국인이 주식을 살거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맞지 않는 가정이다. 시장 상황이 바뀌면 외국인은 언제든 다시 들어온다.
두번째는 종합주가지수 2000이다. 이 선은 시장이 생각하는 것만큼 중요한 지수대가 아니다. 2007년 종합주가지수가 처음 2000을 넘은 이후 지금까지 13번의 돌파와 후퇴가 있었다. 며칠 머물다 떨어진 것까지 따지면 20번이 넘는다. 쉽게 넘어 가고 쉽게 내려오는 선이라고 보는 게 맞다. 큰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
마지막은 무역분쟁이다. 주가를 끌어내린 핵심 요인이라고 얘기하지만 약간의 영향만 주었을 뿐 결정적이지는 않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1990년 8월에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하면서 걸프전이 시작됐다. 다음해 2월 연합군의 승리로 마감됐는데 그 사이에 주가가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시장에서는 주가 하락이 걸프전 때문이라고 얘기했지만 전쟁이 끝난 후 주가는 오히려 더 하락했다. 본질을 제쳐놓고 다른 얘깃거리만 찾고 있었던 것이다. 무역분쟁도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내년 경기가 좋지 않고 미국의 금리 인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큰 게 시장에 반영된 결과다. 3분기 실적이 시간이 갈수록 나빠지는 것도 부담이 된다.
시장이 악재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은 지금 생각하는 것만큼 나쁘지 않을 수 있다. 우리 시장은 2011년 이후 5년 동안 1800을 바닥으로 하는 박스권을 기록했다. 그 사이 유럽 재정 위기, 미국의 금리 인상 개시 등 많은 악재가 발생했다. 당시 우리 기업의 영업이익은 아무리 잘 나와도 분기에 35조원을 넘지 못했다. 2013년부터 3년 동안은 아예 이익이 줄었다. 그래도 1800이 깨지지 않았다. 지금은 분기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는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내년에 30% 넘게 이익이 줄어들더라도 1800을 지킬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올해 최고점 2600에서 주가가 하락했으니까 이미 전체 하락의 4분의3이 진행된 셈이 된다. 1800이 지켜진다는 가정 하에서 보면 말이다.
이종우 주식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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