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성 치우쳐 자금중개 소홀 양극화도 책임”
한덕수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2일 국내 금융기관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한 부총리는 1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금융경영인 포럼’에서 국내 금융기관이 안전성에만 주력해 금융의 본질인 자금중개 기능을 제대로 못하고 있으며, 경제 양극화에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부총리는 이날 금융기관에 대해 “건전성에 치중해 위험부담(리스크) 없는 것만을 취급하는 금융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기술집약형·차세대 성장산업 등에 대한 자금중개가 활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은행의 장기시설자금 대출비중은 1998년말 16.8%에서 지난해 말 10.3%까지 떨어졌다.
또 한 부총리가 이날 포럼에서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재경부는 미리 배포한 포럼 강연자료를 통해 ‘경제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는 자금배분 양극화’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재경부는 이 자료에서 “금융기관이 특별한 리스크 관리분석이 필요치 않은 대기업·중견기업이나 부동산 담보 위주로 금융중개기능을 수행했다”며 “이것이 대·중소기업, 고·저소득층간 격차를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또 금융기관들이 창의력있는 독자적인 상품을 개발하지 못해 늘 ‘쏠림현상’을 빚는 바람에 신용카드·신용불량자·주택담보대출 문제 등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한 부총리는 보험업이 다양한 장기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내년 상반기까지 보험업 분야의 전면적인 규제완화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권태호 기자 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