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이사회가 내년 1월에 설립될 우리금융지주의 회장직을 손태승 현 은행장이 2020년 3월 말까지 1년3개월여 동안 겸직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우리은행은 8일 오전 임시 이사회를 열어 2020년 3월 정기 주주총회까지 손 행장이 지주회장을 겸직하는 것으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12월28일 임시 주총에서 손 행장이 지주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향후 지주 이사회는 2016년 민간 과점주주 매각의 취지를 이어가기 위해 현재의 은행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구성할 방침이다.
우리은행 쪽은 “지주가 출범하더라도 은행의 비중이 99%로 절대적”이라며 한시적 겸직 체제 선택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지주회장 인선을 둘러싸고 과열경쟁이 심화해 금융당국이 부담을 느끼자 한시 겸임 카드로 임시 봉합을 한 것이란 해석도 만만찮다. 민간 과점주주 쪽 사외이사는 “지주회장에 맞는 사람을 처음부터 찾아서 출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워낙 명함을 내미는 사람들이 많고 분위기가 혼탁해지면서 향후 1년여는 큰 사업보다는 준비 단계이니 현 행장이 겸임해도 좋겠다는 데 사외이사들의 뜻이 모였고, 정부 쪽 예보 이사도 1년여 한시 겸임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내후년 초 손 행장의 지주회장 도전 여부는 개인의 선택에 달린 것이고, 그때 인선 과정을 지켜보면 민간 과점주주의 자율경영이나 관치 논란에 대한 판단이 서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