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의 10월 중 수신금리가 상대적으로 큰폭으로 올라가면서, 16일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그만큼 껑충 뛰어올랐다. 은행권이 내년도 유동성 지표 규제강화에 대비해 정기예금 유치 경쟁에 나선데다 한국은행이 11월 기준금리 인상에 무게를 두고 있는 점 등이 은행권 자금조달 비용을 키웠다.
이날 주요 은행의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을 보면, 케이비(KB)국민은행은 3.45~4.65%로 신규 코픽스에 연동된 대출상품 금리가 0.1%포인트 올라갔다. 신한(3.28~4.63%)과 우리(3.33~4.33%)도 같은 폭으로 금리를 올렸다. 다만 엔에이치(NH)농협은행은 2.87~4.49%로 가산금리를 축소해 인상폭을 0.04%포인트로 줄였다.
이런 대출금리 인상 행렬은 전날 발표된 10월 신규 코픽스가 전달 1.83%에서 1.93%로 0.1%포인트가 뛰어오른 데 따른 것이다. 이는 한은 기준금리 인상을 앞두고 수신금리가 올라갔던 지난해 11월(0.15%포인트) 이후 가장 큰 변동폭이다. 올해 들어 신규 코픽스의 월간 변동폭은 0.01~0.05%포인트에 그쳤던 터다. 코픽스는 국내 주요 8개 은행이 조달한 수신상품의 가중평균금리로,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되거나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한다. 다시 말해 10월 중 은행권 수신상품 금리가 올라가 자금조달 비용이 커지자, 은행들이 바통을 이어받아 대출금리 인상에 나섰다는 얘기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국제적 권고에 따라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 규제가 단계적으로 강화되기 때문에 은행권이 예금유치와 은행채 발행을 많이 해야 하고, 지방자치단체 시금고 유치경쟁 이후 시금고를 뺏긴 은행들은 금리가 높은 특판예금을 팔아서 크게 줄어든 수신잔액을 메워야 하는 등의 영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제은행 자본규제인 바젤3 권고에 따라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는 유동성 위기 대처 능력을 보는 유동성커버리지 비율을 내년 1월에 100%로 맞춰야 하는 상황 등이 작용했다.
다만 10월 한달간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달리 은행권이 지금껏 조달한 자금 잔액 전체를 대상으로 삼는 잔액기준 코픽스는 1.90%에서 1.93%로 0.03%포인트만 올라 상승폭이 완만한 편이었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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