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KT 아현빌딩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 나 화재현장 일대에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25일 오전 서울 공덕역의 한 식당에 통신장애로 카드결제가 안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게시되어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케이티(KT) 화재로 통신망이 훼손되면서 서울 일부 지역에서 이틀째 카드결제가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카드업계도 사태 장기화 전망에 따라 전화상담원 결제·스마트폰 보조 단말기 지급 등 비상대책으로 쇼핑·식당가 상거래 피해 축소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25일 국내 최대 카드결제 사업자인 비씨(BC)카드사는 전날 화재로 케이티 통신망을 쓰는 가맹점에서 카드승인이 어려워지자 가맹점주가 비씨카드사로 직접 전화(1588-4500)를 하면 상담원이 고객의 카드번호와 유효기간 등 기본 정보를 넘겨받아 승인처리를 해주거나 에이아르에스를 통해 같은 서비스 등으로 대체승인을 해주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에 있는 케이티 아현지국 건물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일어났다. 이에 서울 중구, 용산구, 서대문구, 마포구 일대와 은평구, 경기도 고양시 일부 지역에서 통신장애가 발생했으며, 이 지역 상권에선 케이티 망을 쓰는 경우 카드결제 단말기가 먹통이 됐다. 비시카드사는 대체승인 방법을 문자메시지들을 통해 가맹점주에게 알렸다고 설명했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의 KT 아현빌딩 지하 통신구에서 불이 나 화재현장 일대에 통신장애가 발생했다. 25일 낮 서울 공덕동의 한 식당에 통신장애로 카드결제가 안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게시되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케이티 화재 발생 이틀째에도 카드결제에 사용되는 유선 데이터망의 완전한 복구 소식은 아직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비씨카드는 좀 더 복구 속도가 빠른 것으로 전해지는 스마트폰 등 무선 데이터망을 통해 카드승인을 받는 방안 등 대안을 마련 중이다. 하지만 이를 위해선 스마트폰에 꽂아서 사용하는 카드인식 단말기가 추가로 필요하다. 비씨카드 쪽은 이르면 오늘부터 이 단말기가 없는 가맹점들에 이를 배포하기 시작할 방침이다.
카드 사용 고객 처지에선 어떤 카드를 쓰든 케이티 통신망을 쓰는 가맹점에선 결제 이용에 똑같은 불편이 뒤따른다. 비씨카드는 현재 은행 계열 카드사 등 33개사의 결제·승인 과정 대행을 맡는 국내 최대 규모 사업자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현재 카드결제가 먹통이 된 문제는 주요 카드사들의 결제·승인 과정을 대행하는 비씨카드나 밴사가 관할하는 문제가 아니라 가맹점주 계산대에서 우리 쪽에 결제 정보가 넘어오는 통신사 망에 문제가 생긴 것이라서 복구에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면서도 “카드결제망은 유선망인데 현시점에선 무선망 복구가 더 빠를 것이라고 해서 무선망 카드결제를 할 수 있도록 이르면 25일부터 스마트폰 보조 단말기 보급으로 상권 피해를 줄일 예정인데 충분한 단말기 수량을 확보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밝혔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