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자는 내년부터 전화판매 보험 철회시한 30일→45일

텔레마케팅 보험판매 불완전판매 대비
금감원 5가지 금융꿀팁 발표
철회시한 길어진 만큼 최종 가입까지
오프라인 큰 글씨 자료 요구 등 신중 거듭해야

보험 전화판매 상담을 선전하는 텔레비전 광고. <한겨레> 자료사진

ㄱ씨는 텔레마케팅을 통해 치매보험을 권유받자 고령의 어머니를 염두에 두고 가입 의사를 밝혔다. 그러자 텔레마케팅 직원은 청약단계로 넘어가서 빠르게 추가 설명을 진행하며 중증치매만 보장된다는 내용을 슬쩍 고지했다. 하지만 ㄱ씨는 처음에 설명을 들었던 내용과 추가 설명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 채 같은 내용을 반복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ㄱ씨는 나중에 어머니가 경증 치매 진단을 받자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보험사는 중증 치매만 보장된다는 사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했다.

9일 금융감독원이 “내년부터 65살 이상 고령자는 전화마케팅으로 보험 가입을 하면 청약철회 가능 기간이 청약일로부터 30일 이내에서 45일 이내로 길어진다”며, ‘전화(텔레마케팅)를 통한 보험상품 가입 시 5가지 유의사항’을 담은 ‘금융꿀팁’을 내놨다.

먼저 텔레마케팅 상품에 가입할 때는 상품 장·단점에 대한 설명을 권유단계는 물론 청약단계에서도 끝까지 긴장을 놓지 말고 들어야 한다. 텔레마케팅 보험판매는 전화상 권유단계와 청약단계가 있는데, 설계사가 권유단계에선 장점만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청약단계에 와서야 고객한테 불리한 점을 자세히 설명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고객은 권유단계에서 의사결정이 일차적으로 이뤄졌더라도 청약단계에서도 언제든 마음을 바꿀 수 있다는 전제로 설명을 꼼꼼히 들어야 한다. 또 상품설명 속도가 빠르거나 잘 들리지 않으면 천천히 크게 말해줄 것을 적극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보험상품이 나날이 복잡해지다 보니 청약단계에서 빠른 속도로 상품내용을 설명하고 가입자가 이해했다는 녹취동의를 받는 경우가 많다. 가입 전에 이해 못 한 부분이 있다면 지속해서 재설명을 요구해야 한다.

12월부터 보험사가 제공해야 하는 텔레마케팅 보험판매 시 권유단계 상품 요약안내 자료 예시. 금융감독원 제공 (*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전화마케팅 보험가입은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로인 만큼, 가입 전에 보험상품 요약자료(위 이미지)를 받아보는 게 좋다. 이달부터는 전화판매로 가입기간이 장기인 저축성 보험이나 원금손실 가능성이 있는 변액보험, 갱신형 실손의료보험을 청약하거나 65살 이상 고령자가 전화판매로 보험을 가입할 때는 보험상품 안내자료를 장문 문자메시지, 전자우편, 우편으로 제공하도록 돼 있다. 또 고령자는 큰 글자와 그림이 있는 맞춤형 자료를 보험사가 제공해야 한다. 가입 권유를 받으면 청약의사를 정하기 전에 이를 먼저 살피는 게 좋다.

금감원은 또 가입한 상품의 내용을 보험사가 해피콜로 확인할 때도 신중할 것을 당부했다. 해피콜은 상품내용을 이해했냐고 재확인하고 녹취하는 과정 등이 담겨 있는데 섣불리 대답하면 향후 분쟁 시 불리한 증거가 될 수 있다. 보험사가 설명 뒤 이해여부에 대한 동의를 구할 때는 질문을 주의 깊게 듣고 신중하게 답해야 한다.

정세라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