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2007년부터 시행
손보, 변액보험등 진출 기대…생보 “부실판매 우려” 반발
빠르면 2007년부터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간 업무영역 구분이 점차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보험사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경제부는 15일 “보험업 성장과 금융산업 규제완화 차원에서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간 업무구분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김석동 재경부 차관보는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생보와 손보가 함께 취급하는 영역을 넓혀 상호경쟁을 촉진하겠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분야는 현재 정부와 금융감독당국, 업계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팀에서 논의중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생보·손보사간 업무영역 구분 완화를 비롯해 광범위한 규제 철폐, 영업력 확충 방안 등을 담은 ‘보험업법 개정안’을 만들어 정기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라고 김 차관보는 밝혔다. 구체적인 시행시기는 2007년 이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생보업계와 손보업계의 반응은 미묘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생보쪽은 이미 상당부분 손보쪽 영역에 진입한 상태여서 크게 더 얻을 게 없는 데 반해, 상대적으로 규제가 많은 손보쪽은 생보쪽 주력상품인 변액보험, 종신보험 진출 가능성 등을 타진하며 업무영역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손보업계에선 구체적으로 변액보험의 손보 영업 허용과 함께 질병, 상해, 간병 등 제3보험 분야에서 손보에만 적용되는 ‘보험금 2억원, 보험기간 80살’ 제한을 폐지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 경우, 손보쪽도 생보사가 취급하는 종신보험과 비슷한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손보협회는 또 “퇴직연금에서도 생보쪽은 가입기간이 사망시까지인데 비해 손보쪽은 25년으로 제한된 것도 공정하지 않은 만큼 폐지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생보쪽은 “전문적인 판매 노하우가 필요한 변액보험 등 생명보험 고유의 상품을 손보사가 판매하면, 부실 판매로 민원 소지가 크다”며 오히려 정부 입장에 반대하는 분위기다. 생보업계에선 손해보험사만 팔고 있는 자동차보험 등은 수익성이 낮아 매력을 못 느끼고 있다.
정부는 보험산업이 국민복지와 사회안전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지만, 외국에 비해 낙후돼 있을 뿐 아니라 국내의 은행·증권·자산운용업 등 다른 금융권에 비해서도 뒤떨어져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자산규모로 보면, 은행이 1200조원에 이르고 국민은행이 200조원이나 되는데 전체 보험산업은 280조원에 불과하다. 정부는 그 원인이 보험산업이 다른 금융산업에 비해 엄격한 규제 속에 갇혀있고, 일부 보험사들은 이 규제의 틀에 안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규제를 대폭 없애고 손보사와 생보사간 장벽도 낮춰 보험사를 ‘온실’에서 찬바람 부는 ‘야외’로 내보내 경쟁력을 키우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차관보는 보험업계의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밝혀 중장기적으로 보험업계간 지각변동 가능성도 엿보인다.
권태호 조성곤 기자 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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