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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금융·증권

5900억 증자 나선 케이뱅크 ‘KT 대주주’ 성공할까

등록 2019-01-24 18:08수정 2019-03-26 18:32

케이뱅크 이사회서 3차 증자결의
현행 4800억 자본금에 5900억 추가
1조700억원 자본금 실탄 마련 추진
주주 배정 뒤 KT 실권주 인수 절차 될듯
공정거래법 벌금형 대주주 심사통과가 관건
케이뱅크 사옥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케이뱅크 사옥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5900여억원을 증자해 자본금을 1조700억원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지난 17일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규제)를 완화한 인터넷은행 특례법이 발효함에 따라 정보통신(ICT) 기업인 케이티(KT)가 증자 주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케이티는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있어 대주주(한도초과보유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24일 케이뱅크는 이사회를 열어 보통주 1억1800여만주의 신주 발행을 의결하고 59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했다. 증자에 성공할 경우 기업공개(IPO) 일정을 잡아놓고 1조3천억 자본금을 마련한 카카오뱅크에 버금가는 1조700억원의 자본금을 실탄으로 확보하게 된다.

증자는 현행 20개 주주사에 지분비율에 따라 신주를 배정한 뒤 청약을 거쳐 4월25일 주금을 납입하는 일정을 따른다. 전례를 볼 때 1차 청약에선 20개 주주 중 상당수가 증자에 불참해 실권주가 발생하고, 은산분리 완화로 대규모 출자가 가능해진 케이티가 실권주를 인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케이뱅크는 은산분리 완화가 안 된 상황이었던 2017년 말~2018년 초에 추진하려 했던 2차 증자가 지난 한 해 내내 지연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케이티 관계자는 “은산분리로 지분확대의 법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최대 34%의 지분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복병은 남아 있다. 케이티는 현재 4774억9740만원의 자본금 중 보통주 기준 10% 지분을 보유 중이다. 앞으로 증자를 통해 10%를 초과 보유하는 주주가 되려 할 경우 금융당국이 하는 한도초과보유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은 최근 5년간 공정거래법, 조세범처벌법, 금융관련법령,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으로 벌금형 이상을 받으면 자격을 배제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금융위원회가 사안이 경미하다고 판단할 경우 예외적으로 자격 인정을 받을 수 있다. 케이티는 2016년 3월 짬짜미로 7천만원의 벌금형이 확정됐다. 이에 금융위가 이를 경미한 사안으로 판단해주지 않을 경우 2021년 3월까지 10%를 초과한 지분을 보유할 수 없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경미한 사안을 판단하는 구체적 규정이 존재하지는 않는다”며 “케이티의 한도초과보유주주 신청이 들어올 경우 사안의 경중, 과거 사례 등을 두루 고려해 금융위가 포괄적으로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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