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중저신용자용 정책금융 상품인 ‘사잇돌 대출’을 내놓은 첫달에 은행권 전체 신규 실적의 70%를 차지해서 눈길을 모으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19일 2월 한달간 사잇돌 대출 신규 실적이 8050건, 공급액 606억원으로, 같은 달 은행권 전체 실적에서 각각 70.4%(전체 1만1440건)와 61.2%(전체 공급액 989억3천만원)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사잇돌 대출은 정부 정책에 따라 에스지아이(SGI)서울보증이 심사를 거쳐 신용 4~10등급의 중저신용자에게 보증서를 내어주면, 은행이 이를 근거로 최대 2천만원 한도의 중금리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기존 은행들도 대면·비대면 경로로 모두 판매하고 있지만, 카카오뱅크의 비대면 경로 효과가 고객들에겐 훨씬 접근성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는 애초 따로 중금리 대출 상품을 만들지 않고 ‘일반 신용대출’ 등을 통해 서울보증의 보증서를 붙이는 조건으로만 신용 4등급 이하 대출을 취급해왔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사잇돌 대출이 정책상품이어서 중저신용자에게 많이 알려진데다 익명성을 선호하는 중저신용 고객 특성상 비대면 전용 은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반영돼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올라간 것으로 본다”며 “사잇돌 대출을 출시하면서 기존 일반 신용대출에서 보증서를 붙여 취급하던 중저신용자 대출을 중단한 탓에 이 수요가 사잇돌 대출로 옮겨간 효과도 있어서 좀 더 추이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사잇돌 대출 시장 점유율은 압도적으로 높아졌으나, 이 은행의 4등급 이하 중저신용자 전체 대출 잔액이 크게 늘지는 않았다. 다만 카카오뱅크 쪽은 사잇돌 대출이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데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때 부채로 잡히지 않는 등 강점이 커서, 올해 안에 자영업자용 사잇돌 대출 등을 새로 출시하면 중금리 대출 비중을 좀 더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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