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21일 올해 정책금리 인상은 없을 것임을 시사하고 미국경제 성장률도 하향 조정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까지 점치는 분위기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즈>는 연준의 금리 동결 발표 직후 “시장에서 연준이 올해 정책금리를 인하할 확률이 기존 25%에서 39.5%로 크게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 확률은 자산상품 선물시장 가격의 변화 동향을 바탕으로 예측된 것으로, 향후 정책금리 수준에 대한 시장 투자자들의 예상을 반영하고 있다. 이 매체는 연준이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서에서 올해 미국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0.2%포인트 낮춘 2.1%로 바꿔 제시한 것이 시장에서 ‘금리인하 확률’ 상승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연준은 지난해 미국 경제가 “견조한(strong)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이번에는 “예상보다 빠르게 경제활력이 둔화되고 있다”며 미국 경제 성장률 전망을 올해 2.1%, 내년 1.9%로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해온 미국경제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3.2%) 및 내년 성장률 전망치(3.1%)와는 현저한 차이가 있다.
불과 6개월 전만해도 연준 위원들은 각자 점도표(향후 정책금리 수준에 대한 전망)를 통해 올해 정책금리를 세차례 올리고 연준 대차대조표 축소(국채 등 시장 자산매입 축소를 통한 시중 유동성 긴축)를 여전히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낸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지난해 12월 미-중 무역분쟁의 영향이 본격화되면서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이자 연준 위원들이 통화 긴축에서 통화 완화로 돌변하기 시작했다”며 “이런 변화가 지난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에서 이미 나타났고, 이번에 더욱 비둘기 성향(완화 선호)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호주 매체인 <시드니 모닝 헤럴드>도 연준의 금리 동결 발표 직후 “시장은 연준이 정책금리를 내년초에 인하할 확률을 거의 50%로 내다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중 무역분쟁의 부정적 영향 등을 고려할 때 연준이 제시한 올해 미국경제 성장률 전망치조차 시장 일각에서는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중 무역분쟁에다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중국경제 둔화 추세와 최근의 유로존 경제 취약성이, 2017년 여름 무렵 세계경제가 경제순환 사이클상 성장률 정점을 찍고 하강세에 진입(국제통화기금·IMF)했음을 확인시켜주고 있으며 연준의 이날 통화정책운용방향 발표는 이를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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