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가계가 집에 보유하고 있는 현금이 평균 20만3천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경조금과 사적 이전(용돈 등)에 한달 24만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1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 및 기업 현금사용행태(방문면접 설문조사)’를 보면 가계의 보유 현금(거래용 및 예비용)은 월평균 20만3천원으로 2015년 조사(30만1천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월평균소득에서 보유 현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5년 10.2%에서 6.0%로 감소했다. 조사 당시 현재 지갑이나 주머니에 소지하고 있는 거래용 현금은 가계당 평균 7만8천원이었다. 비상시를 대비해 집에 예비용 현금을 보유중인 가계는 전체 가구의 23.3%로, 평균 54만3천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5년 조사 때의 예비용 현금액(69만3천원)에 견줘 크게 감소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12월에 전국 가구주 1100명, 5인이상 기업체 1100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응답자들은 현금보유액 감소 이유로 ‘간편송금 서비스개발’(38.7%)과 ‘현금 도난위험 등 비용부담’(24.3%) 등을 들었다.
가계의 한 달 현금지출액은 평균 64만원으로 나타났다. 가계의 총지출액에서 현금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2.1%였다. 용도별로 상품 구입에 40만원을, 나머지 24만원은 부모님 용돈 등 사적 이전지출과 경조금 등 개인간 거래에 쓴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집이나 회사 금고를 털어도 큰돈을 훔치기는 어렵게 됐다. 집에 보관중인 예비용현금을 보면 월평균 소득 500만원 이상인 집의 예비용 현금보유액은 78만9천원, 월 100만원 미만 소득가구는 20만5천원이었다. 소득수준별 전체 현금보유액을 2015년 조사결과(기준=100)와 비교해보면, 월소득 500만원 이상인 가구는 보유액이 40.5로, 100만원 미만 가구는 43.5으로 대폭 줄었다.
일반 기업도 경리과 등 회사 사무실에 100만원 미만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 곳이 75.8%에 달했다. 1천만원 이상 보유한 기업은 전체의 2.1%에 그쳤다. 보유목적별로는 일상적 운영자금 같은 거래용이 68.7%, 비상자금 등 예비용이 31.3%를 차지했다.
조계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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