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직원이 5만원권을 펼쳐 보여주고 있다. <연합뉴스>
펀드·투자일임·투자신탁 등 국내 자산운용시장 규모가 지난해 말 200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사모펀드 규제 완화 등 자본시장 육성 정책이 나오기 직전인 2014년 말에 견줘 4년 만에 덩치가 1.5배로 불어난 것이다. 운용 행태별로는 사모펀드, 투자자산 종류별로는 부동산 등 대체투자 쪽 성장 속도가 가팔랐다.
금융감독원은 1일 ‘최근 자산운용시장 변화와 시사점’ 자료를 내어 “최근 가장 큰 제도변화였던 2015년 10월 사모펀드 규제 완화 이후 자산운용시장 변화 양상을 살핀 결과, 2018년 말 시장 규모가 2010조원에 이르러 2014년 말 1315조원에 견줘 52.9%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국내 자산운용시장은 운용 행태별로 펀드 551조원, 투자일임 586조원, 투자신탁 873조원으로 나뉘어 있다.
펀드 시장은 정부가 지난 2015년 모험자본 육성을 위해 전문 사모펀드 운용회사 설립 요건을 자본금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대폭 완화하면서 큰 변화를 겪었다. 일단 사모펀드와 공모펀드의 비중이 6대 4로 규모상 우위에 서는 시장으로 역전됐다. 펀드설정 규모는 2014년 말 377조원에서 2018년 말 551조원으로 늘어났는데, 증가액 174조원의 90%(160조원)가 사모펀드에 속한다.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는 같은 기간 10개에서 169개로 늘어났다. 펀드의 운용자산 종류를 보면,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형 자산을 굴리는 펀드는 비중이 감소한 반면에, 부동산이나 특별자산(광물·실물상품 등) 등 대체투자에 나선 펀드의 비중은 크게 늘어났다. 특히 부동산 펀드 규모는 2014년 이후 해마다 평균 26%씩 성장했으며, 전통자산의 수익률이 정체하고 있어 앞으로도 지속해서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투자일임 시장은 개인보다는 보험사 등 금융회사나 연기금·공제회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투자자 특성상 여전히 채권형이 74%, 주식형이 20%를 차지했다. 투자신탁 시장은 부동산 신탁 등이 늘어나면서 부동산 운용 비중이 늘어나고, 주식과 채권 등 유가증권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들었다.
금감원은 “국내 자산운용시장 규모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113% 수준으로 지속해서 양적 성장을 하고 있다”며 “다만 최근 자산 구성 변화로 사모펀드와 부동산 투자 등 고위험자산의 비중이 높아진 만큼 자산운용사와 펀드 시장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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