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펀드 론스타가 국내에 뒀던 사무실 모습. <한겨레> 자료 사진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하나금융지주를 상대로 신청한 1조원대 손해배상 중재 결과가 이르면 이번주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중재 결과를 통보받는 대로 시장에 공시할 예정이다.
15일 하나금융 관계자는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가 판정문을 최종 승인했다는 통보를 지난 9일 받았다”며 “재판관격인 3명의 중재인들의 최종 서명을 거쳐 1~2주 안에 판정문을 발송하기 때문에 이르면 이번주, 아니면 다음주에 중재 결과를 담은 판정문이 우리와 론스타 쪽에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싱가포르에서 판정문을 받은 당일에 상장사로서 손배 중재 결과를 곧바로 시장에 공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3명의 중재인들은 지난달 중순께 판정문을 작성해 하자 검증을 위해 재판소에 제출했으며, 이번에 재판소의 승인이 이뤄진 셈이다.
론스타는 “하나금융이 외환은행을 인수하는 협상 과정에서 가격이 낮아야 금융당국의 승인이 쉬울 것이라고 전하는 방식으로 매각가격을 부당하게 낮췄다”고 주장하며, 지난 2016년 14억430만달러(1조670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중재 신청을 했다. 론스타는 또 2012년 한국 정부를 상대로도 외국인 투자자에 대한 차별적 과세와 매각 지연, 가격인하 압박 등으로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며 5조원대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을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에 제기하기도 했다. 두 분쟁은 직접 연결돼 있지만 중재와 소송이 각각 다른 국제기관을 통해 진행되고 있다. 하나금융 상대 중재 사건의 결론이 먼저 나오는데다, 이 결과가 우리 정부 상대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중재는 ‘단심제’ 형태로 결과를 수용할 수 없는 쪽은 싱가포르 현지 법원을 통해 중재 판정에 대한 취소소송을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안다”며 “우리는 중재 결과가 나온 뒤 법률 검토를 거쳐 최종 방침을 정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하나금융은 2012년 2월 론스타가 보유하던 외환은행 지분 3억2904만주(51.02%)를 인수했으며, 이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을 합병했다. 당시 론스타에 건너간 금액은 계약금액 3조9157억원 가운데 국세청이 원천징수하기로 한 세금(3916억원)과 론스타가 외환은행 주식을 담보로 받아간 대출금(1조5천억원)을 뺀 2조240억원이었다.
정세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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