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카드 매각 우선협상대상자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에서 우리은행과 손 잡은 또다른 사모펀드인 엠비케이(MBK)파트너스로 바뀌었다. 한앤컴퍼니가 최근 탈세 수사를 받게 된 탓이다. 우리금융그룹 쪽은 이번 인수전엔 우리은행이 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으나, 잠재적으론 그 다음 경영권 인수자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향후 카드업계 순위 재편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지주는 21일 롯데카드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과 관련해 우선협상 대상자를 엠비케이파트너스로 변경해 통보했으며, 구체적인 협상 조건을 추후 협의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엠비케이파트너스와 우리은행은 롯데카드 지분을 각각 60%와 20%씩 사들이고, 경영권은 엠비케이가 갖는 조건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했다. 롯데카드는 롯데지주(93.78%)와 나머지 특수관계인(6.22%)이 지분을 100% 보유한 비상장사다. 롯데지주는 지난 3일 사모펀드인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매각 협상을 진행했으나 지난 13일 기한까지 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이는 한앤컴퍼니가 탈세 혐의로 수사를 받게 돼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 통과에 ‘빨간불’이 들어온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지주 관계자는 “롯데그룹은 지주회사 체제로 재편하면서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올해 10월 중순까지 롯데카드 매각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한앤컴퍼니 수사로 시한 내 매각에 어려움이 예상되는데다 최근 엠비케이파트너스가 매매 조건과 관련해 가격 수정 제안을 해온 점을 검토해 협상 대상을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우리금융그룹은 이런 소식을 크게 반기는 모습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재무적 투자자로 추후 차익을 내고 지분을 팔 수도 있고, 2~3년 뒤 경영권 인수를 시도할 경우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될 수 있어 아주 좋은 소식”이라며 “높은 가격을 써낸 한앤컴퍼니가 수사 이슈로 하차하게 됐으니, 가격도 처음보다 낮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는 각각 고객이 800만명으로 겹치지 않는 고객이 500만명이나 돼 합병 시너지가 아주 큰 조합이고, 두 회사가 합병하면 신한·삼성카드에 이어 업계 3위로 올라설 수 있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롯데카드는 업계 5위권의 알짜매물로 꼽힌다. 또 우리은행은 엠비케이파트너스에 인수대금 절반을 대출할 예정이어서, 수천억원의 인수금융 계약을 따내는 이점도 있다.
정세라 박수지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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